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가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한국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자체 핵무장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룩스 지명자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의회 상원 군사위원회가 주최한 인사청문회에 출석, “핵우산 제공을 중단하면 한국이 자체 핵 역량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느냐”는 존 매케인 위원장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국이 핵무기 개발에 나서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 궁극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이 핵우산을 계속해서 제공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하기 위해 한국 핵무장 발언을 꺼낸 것이다. 또 워싱턴 정계 일각에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을 경우, 한국 등 아시아지역에 제공하는 핵우산을 걷어들여야 한다는 주장을 일축하기 위한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핵우산이 없으면 한국이 핵무장을 검토할 것”이라는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은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 상황과 맞물려 논란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하겠다는 트럼프의 발언과 취지는 전혀 다르지만 미정부내에서는 금기시되는 한국 핵무장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논란 가능성을 의식한듯 브룩스 지명자는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며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브룩스 지명자는 또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대해 상당한 부담과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해 트럼프가 제기하고 있는 ‘안보 무임승차론’을 일축했다. 브룩스 지명자는 한국이 지난해 인적비용의 절반인 8억800만달러(9200억원)를 부담했고 매년 물가상승률에 비례해 오른다고 설명했다. 또 주한미군 재배치를 위해 미국 국방부가 발주한 108억달러(12조2900억원) 규모의 건설공사 비용의 92%를 부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해 브룩스 지명자는 “사드와 같은 상층 미사일 방어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한·미동맹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는 다층적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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