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금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이 사상처음으로 위안화로 표시한 기준금값을 발표한다. 국제 금값 결정을 주도하는 런던거래소와 뉴욕거래소에 맞서 ‘금값 독립’을 선언한 것으로,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의 일환이라는 진단이다.
인민은행 산하 상하이금거래소는 19일부터 위안화 표시 기준금값 공시를 시작했다. 중국이 위안화로 기준금값을 제시한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상은행, 건설은행 등 중국 대형은행들이 주축이 돼 오전장과 오후장에서 5분단위로 호가를 제시해 위안화로 금값을 결정하는 구조다. 이날 첫거래에서 기준금값은 1g당 256.92위안(4만5000원)으로 출발했다. 중국이 위안화 표시 기준금값 발표를 전격 시행, 거래 기준 통화를 달러화에서 위안화로 바꾼 것은 국제금값 결정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은 세계최대 금소비국이자 생산국이면서도 국제 금값 가격결정 과정에서 배제돼왔다. 뉴욕과 런던 거래소에 참여하는 소수의 시장 참여자들이 국제 금시세를 쥐락펴락해왔고, 상하이금거래소는 런던이나 뉴욕 시세를 그대로 인용하는데 머물렀다. 이 때문에 지난 2011년부터 인도를 제치고 세계최대 금소비국으로 부상한 중국내에서 금 구매력에 걸맞는 가격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실제로 중국은 금값 결정권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상하이선물시장에서 금선물계약 파생상품 거래를 허용했다. 또 지난해에는 중국은행이 런던거래소에서 금값결정에 참여하는 8번째 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비서방국 금융기관이 런던 금값결정에 참여한것은 중국은행이 처음이다.
상하이금거래소를 통한 금값결정은 위안화 국제화를 앞당기려는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달러화에 맞서 위안화 기축통화 지위 확보를 추진해온 중국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위안화를 편입시키는데 성공했다. 최근 외환보유액을 SDR 환산가격으로 발표하기 시작한 것도 SDR 활용도를 높여 위안화를 국제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번에 위안화 기준금값 발표에 나선것도 위안화 국제화 연장선상에 있다. 심지어 한발 더 나가 중국이 위안화의 금태환을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제 결제시장에서 위안화 비중은 2%에도 못미친다. 위안화가 달러화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현재같은 경제성장을 유지한다고 해도 50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위안화의 금태환을 허용하면 통화가치가 안정돼 단기간에 기축통화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중국이 위안화 금태환을 추진하려면 앞으로 상당기간 금보유량을 늘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금값 결정권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미국의 금보유량이 8133t으로 가장 많다. 중국은 이보다 훨씬 적은 1778t에 그쳐 5위를 기록했다. 금태환을 추진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규모지만, 시장에서는 중국의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