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배우 송중기는 군 제대와 동시에 인생작이라 불리는 ‘태양의 후예’를 만났다.
남자배우들에게 군 입대는 치명적인 일이 될 수 있다. 대중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게 일인 그들에게, ‘안 보면 잊혀 진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대 이후 성숙해져 돌아온 송중기에게는 공백이 무색할 만큼 복귀와 동시에 한류스타라는 타이틀과 함께, 당대 최고의 톱스타라 불릴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우연이었을까. 그간 송중기의 행보를 보면 이러한 인기는 예견된 것이었다. 그는 역할에 상관없이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에 초점을 맞췄고, 작품은 ‘조직의 예술’이라고 말하며 제작진과 출연진이 의기투합할 수 있도록 리더의 역할을 자처했다.
↑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
◇신인 송중기의 목표는 무엇이었나.
“다양한 작품을 경험해보자는 것이 목표였다. 빨리 주연이 되는 것보다는, 급히 올라가서 내가 부족한 모습 보일 바에야 다양한 것을 해보자는 것이 목표였다.
지금도 그 과정에 있고, 어찌 보면 이룬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연기 욕심이 많아서 아직도 그것이 내 목표다. 때문에 최근 촬영 중인 ‘군함도’라는 영화가 내게 큰 의미다. 앞으로 작품을 선택하는 데에 있어, 이런 생각들이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입대 전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군 입대 시간이 도움이 됐다.
입대 전 손현주 선배가 ‘일반 사병들과 부대끼며 잘 살아봐라. 그게 네가 29-30살의 인생에 도움이 되고, 앞으로 배우로서도 얻는 게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 송중기로서 어쩔 수 없이 이 직업을 하느라 못 느꼈던 부분들이 있었다. 여러 사람들과 만나면서 ‘이런 사람들도 있고, 이런 생각을 하고, 또 저런 스트레스가 있구나’ 등 많은 생각을 하게해줬다. 이런 것들이 연기에 보이지 않았을까. 연기에서 이런 경험들이 잘 맞아떨어진 부분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 군대는 정말 잘 갔다 왔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고를 때, 젤 중요한 건 대본이다. 책에 나온 대로 표현하기만 하면 된다. 대본을 제일 중요시 여긴다. 그래서 비결이라기보다는 ‘이 대사, 이 장면이 어떻게 나왔을까. 그 전 장면은 어떻게 될까’ 생각하며 작가님의 입장에서 대본을 이해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장르를 가리지 않을 것이다. ‘성균관 스캔들’ ‘뿌리 깊은 나무’ ‘늑대소년’ 세 작품이 배우 송중기에게 많은 걸 일깨워 줬다.
특히 ‘뿌나’ 촬영 당시, 출연료고 분량이고 뭐고 그 역할이 좋아서 한 거다. 주인공이든 아니든 잘 표현하고, 칭찬받고 비판받을 때, 내가 살아있다고 느낀다.
나는 젊은 배우다. 앞으로 다양한 역할을 해볼 예정이다.”
“‘태양의 후예’를 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부분이 있다. ‘내 생각이 맞았구나’ 라는 계기가 있었다.
나는 현장에서 작품을 할 때마다 의기투합해서, 작품에 모두가 잘 녹아들어야한다는 생각을 한다. 해외촬영 때문에, 시간적으로나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현장 분위기를 좋게 하려고 노력했다. 현장에서도 농담을 잘 하는 편이다. 물론 상대방이 불편하지 않게 말이다. 불편해지는 순간, 오만해지는 거다.
‘태후’에서 강모연의 어머니를 만나는 장면 나온다. ‘내가 보수적이라’ 이런 대사가 나오는데, 내가 실제로 보수적이다. 성격이 촌스러운 부분도 있다. 그래서 그런 성격 때문에 이 직업, 이 세계 안에서 잘 활동하는 데에 이런 성격이 맞나 고민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럴 때일수록 더 내 색깔대로 살아가려고 한다. 그런 게 내 매력이지 않을까. 누가 보면 오지랖이라고 할 수 있겠다(웃음).
작품을 마치며, ‘내가 앞으로도 생각한대로 살아도 되겠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영화 ‘군함도’ 촬영에 푹 빠진 송중기는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군 역할인데 유시진과는 비슷하지만 다른 면이 있다. 약간 다른 구석이 있을 것 같아 설레고, 작품이 좋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무엇을 하든 그것이 진실로 믿어지게 하는 송중기, 그의 마력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팬들은 행복하지 않을까. 유시진은 갔지만, 송중기가 우리 곁에 있다. 유시진의 빈자리는 온전히 채워졌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