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중국 베이징) 강대호 기자] ‘2005 K-1 월드그랑프리 서울대회’ 챔피언 최홍만(36)이 제41대 천하장사의 자존심을 모처럼 살리며 생애 첫 종합격투기(MMA) 챔프에 도전하게 됐다.
한국 단체 ‘로드 FC’의 2번째 중국 흥행인 ‘로드 FC 30’이 16일 베이징 공인체육관에서 열렸다. 최홍만은 메인이벤트이자 무제한급 토너먼트 준결승에서 내몽골자치구 출신 아오르꺼러(21·중국)를 경기 시작 1분36초 만에 그라운드 펀치에 이은 TKO로 제압했다. 최홍만은 별도의 대회에서 진행되는 결승전에서 우승하면 ‘초대 로드 FC 무제한급 챔피언’에 등극한다.
‘로드 FC 30’ 종료 후 공식기자회견에서 최홍만은 “왼손 공격이 여러 차례 적중하면서 아오르꺼러의 눈이 서서히 풀리는 것을 봤다”고 펀치 공격이 유효했음을 회상하면서 “씨름 기술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아오르꺼러를 넘어뜨렸던 이유를 밝혔다.
최홍만은 2119일(만 5년9개월20일)의 공백을 딛고 로드 FC를 통하여 MMA에 복귀한 후 어느덧 3경기를 치렀다. 로드 FC에서 ‘씨름의 자부심’을 드러내길 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 최홍만이 ‘로드 FC 30’ 메인이벤트이자 무제한급 토너먼트 준결승 승리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로드 FC’ 제공 |
무제한급 토너먼트 준준결승은 2015년 12월26일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 센터에서 치러진 ‘로드 FC 27’에서 진행됐다. 최홍만은 루오취안차오(20·중국)이 경기 시작 3분14초 만에 기권하면서 TKO승을 거뒀다. 아오르꺼러는 XTM 리얼리티 프로그램 ‘주먹이 운다’ 시즌 3 출연자 김재훈(27·압구정짐)을 24초 만에 펀치 TKO로 이겼다.
정문홍(42) 로드 FC 대표는 2015년 12월28일 한국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중국 상하이 훙차오 국제공항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나 아오르꺼러-최홍만 4강 대진을 공개했다. 이러한 소식에 최홍만은 MK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아오르꺼러가 몽골전통레슬링 ‘부흐’ 수련자라고 들었다. ‘부흐’가 한국의 씨름과 곧잘 비교되는 것도 안다. 내가 씨름 천하장사 출신이다 보니 둘의 대결이 더욱 화제가 될듯하다”면서 “그러나 천하장사를 지냈던 내가 볼 때 아오르꺼러의 ‘부흐’ 수준은 낮다. 균형감각이나 무게중심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아마 오래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최홍만은 “씨름기술을 MMA 도중에 선보이려면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힘이 좋아야 한다”면서 “아직 그럴 수 있는 몸 상태는 아니다. 더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로드 FC 30’을 하루 앞둔 15일 MK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아오르꺼러는 “나의 레슬링을 과소평가하지 마라”면서 “씨름 천하장사였다는 최홍만과의 넘어뜨리기 공방도 자신 있다”고 ‘부흐’ 수련자의 정체성을 숨기지 않았다.
최홍만이 케이지 구석에 몰린 상황에서 왼손 펀치를 적중 후 씨름을 활용하여 아오르꺼러를 넘어뜨려 승부를 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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