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송중기 [사진제공=NEW] |
◆사전 제작물 마(魔)의 벽 깨다
첫 회 시청률(14.3%)부터 순조로웠다. 2회에서 15.5%로 조금 오르더니 3회 째는 23.4%로 폭등했다. 현재 30%에 육박하며 안방 극장을 거의 점령하다시피 한 상태다. 기존 지상파 사전제작 드라마가 참담한 성적이었음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성적이다.
복기해보자. 곽경택 감독이 연출한 MBC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2009)의 평균 시청률은 고작 6.7%였다. 곽 감독 스스로가 메가폰을 잡고 818만 대흥행을 거둔 ‘친구’(2001)가 원작이었음에도 그랬다. MBC ‘로드 넘버원’(2010)은 6.2%였고 SBS ‘파라아디스 목장’(2011)은 8.9%였다. 시청률 10% 선은 공중파 사전 제작 드라마에겐 넘기 힘든 마(魔)의 벽이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미생’ ‘시그널’ 등에 밀려 한동안 죽을 쒀야 했던 지상파로써는 회생과 반격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뭐니 뭐니 해도 송중기 효과
“그 때 허락없이 키스한거 말입니다.” “같이 있고 싶은데, 같이 있다고 싶다고 계속 말했는데.” “난 태어나서 지금이 제일 설레요. 미인이랑 같이 있는데, 불 꺼지기 직전.”(‘태양의 후예’ 유시진 대위 대사)
그가 입만 때면 여심(女心)이 무장해제된다. ‘태양의 후예’의 주된 흥행 요인은 송중기 그 자체다. 그걸 부인하는 이는 거의 없다. 이건 그냥 ‘송중기 신드롬’이고 ‘송중기의, 송중기에 의한, 송중기를 위한’ 드라마다.
여자들도 잘 안다. 유시진(송중기) 같은 군인은 현실에 없고, 이 드라마는 말도 안 되는 판타지라는 걸. 남자들이 볼멘 소리 해봐야 소용없단 소리다. 이미 ‘중기앓이’는 국경을 초월했고 온 여성 사랑이 이 남자에게로 쏠려 있다.
왜 유시진일까. 캐릭터 면면을 살펴봐야 한다. 그간 드라마 남자 주인공은 뻔했다. 결점 많은 재벌 혹은 매력 많은 가난뱅이. 유시진처럼 실력 만으로 인정받고 판단력과 책임감을 고루 갖춘 성숙남은 드물었다.
그가 군인인 점도 주효했다. 기존 여성들은 뽀얗고 해맑고 유약한 초식남 이미지에 식상함을 느껴오던 차였다. ‘강한 남자에의 갈증’이 생길 법도 했다. 송중기와 유시진 대위의 만남은 그래서 더 시의적절했다. 지난해 전역 후에도 잃지 않은 송중기의 미소년 외양은 유시진 대위의 남성미와 결합해 폭발적인 시너지를 일으켰다.
MBC 드라마 ‘트리플’(2009)의 지풍호, SBS ‘산부인과’(2010)의 안경우, KBS ‘성균관 스캔들’ 의 구용하, 영화 ‘늑대소년’(2012)의 야생 소년 등 그간 보여온 송중기의 초식남 이미지는 유시진을 통해 180도 뒤바꼈다.
◆‘다나까’ ‘군복’ 열풍까지
송중기 신드롬은 ‘다나까’ 말투를 온 국민 유행어로 만들었다. 최근 국방부가 이 말투 경직성을 감안해 ‘해요’체를 권장하고 있었다니, 국방부 입장에선 꽤나 난감할 수밖에.
“군대에서 굉장히 많이 썼고, 대본상 어색함이 전혀 없었다.” 그런 송중기 말마따나 유시진 대위의 ‘다나까’ ‘~하지 말입니다’ 체는 퍽 매력적이다. 엄연히 송중기였기에 가능했을 일이다.
이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에선 ‘다나까’ 붐이 일고 있다. 재밌는 건 그 사용 주체가 대게 여자라는 것. 전역남 입장에선 기껏 고친 이 말투를 새삼 다시 쓰려는 게 꺼려질 만도 하다.
그런 사내들이 발끈한 탓일까. 군복 인증도 한창이다. ‘나도 송중기 못지 않다’던 항변같다. 장롱 속 고이 감춰둔 군복을 꺼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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