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주파수 경매안 공개…이동통신 3사 표정 ‘제각각‘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4일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안을 공개하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경매 매물이 아닌 2.1㎓ 주파수 대역의 재할당 댓가에 경매가를 연동해 비용이 높아졌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반면 LG유플러스는 2.6㎓ 주파수 대역에서 최대 80㎒ 광대역을 확보할 수 있게 돼 내심 쾌재를 부르고 있다.
이날 공개된 주파수 경매안에 따르면 미래부는 700㎒ 대역 40㎒폭, 1.8㎓ 대역 20㎒폭, 2.1㎓대역 20㎒폭, 2.6㎓ 대역 40㎒폭 및 20㎒폭 등 5개 블록 총 140㎒폭에 대해 전파법 제11조(대가에 의한 주파수할당)에 따라 가격경쟁에 의한 주파수할당(경매) 방법을 기본 적용한다. 대신 한 사업자가 주파수를 독식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광대역 구간 3개 블록을 사업자별로 1개 이상 할당받을 수 없도록 제한을 뒀으며 한 사업자가 주파수 대역을 지나치게 많이 확보하지 못하도록 낙찰 총량도 최대 60㎒로 제한했다.
특히 논란이 많은 2.1㎓ 주파수 대역의 재할당 댓가는 매출액의 3% 수준인 할당대가 산정기준에 이번 경매의 2.1㎓대역 낙찰가를 평균해 산정한다고 밝혔다. 현재 LG유플러스만 사용중인 2.6㎓ 주파수 대역의 입찰 참가 제한도 별도 언급하지 않아 LG유플러스가 최대 80㎒ 대역폭의 초광대역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번 안에 대해 토론회에서 SK텔레콤과 KT는 각각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임형도 SK텔레콤 상무는 “재할당 댓가가 경매가와 연계된다면 경매 참여가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며 “LG유플러스만 홀로 재할당 댓가에서 자유로워 단독 입찰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 규칙 마련이 급선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6㎓ 주파수 입찰에 대해서도 “LG유플러스가 전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광대역+광대역으로 구성된 초광대역 LTE를 구성할 수도 있다”며 “대역별 균등 분배 원칙을 적용해 LG유플러스의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영석 KT 상무도 “2.1㎓ 대역의 경우 3G 이동통신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광대역 LTE를 구성할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재할당 댓가에 경매 가격을 연동하는 것은 광대역은 고속도로이고 협대역은 국도인데 통행료는 동일하게 받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미래부의 안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는 “사업자별 유불리를 갖고 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맞지 않으며 미래부가 세심하게 고민해 방안을 만들었다고 본다”며 “2.6㎓ 주파수 대역에 총량 제한을 하자고 하는데 LG유플러스가 지난 2013년 홀로 입찰에 참여했었던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이번 안에서 기존 망 구축 의무를 상향 조정한 것에 대해서도 5G 이동통신을 앞두고 중복 투자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박덕규 목원대 교수는 “투자 활성화 측면에서 의무를 부여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이동통신사들이 상당히 많은 기지국을 설치한 것도 사실”이라며 “새로운 서비스 용도로 주파수를 배정할 때는 망 구축 의무를 높이는 것이 좋지만 기존 기지국이 많은 상태에서는 다소 불합리한 부분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 700㎒ 대역에서 무선 마이크와의 간섭 문제, 주파수 파편화를 막기 위한 재할당 문제 등도 제기됐다.
미래부는 토론회를 통해 청취한 의견을 토대로 주파수 경매 방안을 이달 중 최종 확정해 공고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용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