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에 참여할 때 신혼이었다. 낮에는 영화사에서 감독님과 작품 얘기를 하고 집에 와서는 밤 11시경 운동하러 나오곤 했다. 아내가 '오빠, 아무리 그래도 신혼인데 너무 한 것 아니냐'고 하더라. 영화가 개봉돼 잘 되면 좋겠다. 이제 새색시한테도 잘해줘야겠다.(웃음)"
배우 김성오가 2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널 기다리며' 언론시사회에서 이같이 신혼생활도 포기하고 캐릭터에 몰입한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기범 캐릭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할 때, 감독님이 '살을 빼보면 어떻겠느냐'며 사진을 보여줬다. 거식증 걸린 크리스찬 베일의 사진이었다. '이 정도는 무리'라고 생각했는데 욕심이 생기더라"며 "규칙적이고 바람직한 게 아니라 무작정 안 먹는 방법을 썼다. 이틀 동안 물과 영양제, 비타민만 먹고 살을 뺐다. 다음 날 1kg씩 빠지더라(총 16kg 감량). 그렇게 힘든 건 아니니 한 번 해보시라"고 말해 현장을 웃겼다.
김성오는 이날 왼팔에 깁스를 하고 나타났다. "등을 맞는 신에서 다쳤다. 시술을 받았는데 고통이 계속 있어서 1주일 전에 수술을 받아야 했다"는 그는 "이번 달에 도롱이(태명)도 나오는데 내가 부상해 당분간 돈을 못 벌 것 같다. 영화가 잘돼야 한다. 농담이 아닌 진심"이라고 말해 현장을 웃겼다.
김성오는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공개했으나 영화 속 캐릭터 자체는 살벌하다. 아빠를 죽인 살인범 기범이 출소함과 동시에, 유사 패턴의 연쇄살인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7일간의 숨막히는 추적에 돌입한 소녀 희주(심은경)와 베테랑 형사 대영(윤제문)의 이야기인 '널 그리며'에서 연쇄살인범을 맡았다. 날렵한 몸매가 사이코적인 느낌을 더한다.
심은경은 연기 톤에 고민이 많았다. 그는 "극 중 이중성이 드러나는 캐릭터인 희주의 연기 톤을 어떻게 잡고 가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다"며 "물 흐르듯 연기하려고 했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감정을 표출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스릴러라서 부담감이 생겼다기보다 캐릭터 자체에 대한 고민이 컸다"고 전했다.
윤제문은 "내가 맡은 형사는 과학 수사와는 거리가 먼 무식한 캐릭터"라며 "나와 성격이 맞다. 답답하지 않았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시나리오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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