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자사고로 계층간 분리교육…일반고로 통폐합해야"

서울시교육청이 의뢰한 연구팀이 장기적으로 외고 등 특목고와 자사고를 일반고에 통폐합하는 방식의 고교체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를 연구책임자로 하는 연구팀은 지난주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 정상화를 위한 고교체제 개편방안 연구’ 보고서를 제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에 앞서 지난해 5월 현행 고입제도와 고교체제의 문제점을 검토하고자 연구용역을 맡겼다.
연구팀은 현행 서울시 고교체제와 고입전형제도의 문제점으로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로 이어지는 수직적 서열체계가 강고하게 구축됐다”며 “이로 인해 계층간 분리교육이 이뤄지고 있으며 일반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무력감과 열패감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 고입전형제도의 문제점은 다양한 고교유형을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고 선발시기가 구분돼 일반고가 집중적으로 불이익을 받도록 돼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연구팀은 고교 체제개편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현재의 전·후기 고교선발방식을 폐기하고 3단계 배정 방안으로 고입전형제도를 개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단기적으로 일반고의 교원 1인당 학생수를 줄이는 등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외고·국제고 등 특목고와 자사고를 일반고에 통폐합시켜 일반고를 중심으로 고교체계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중장기적으로 고입전형제도를 1단계에서는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포함) 선발, 2단계에서는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가 동시 선발, 3단계에서는 각 단계에서 부족한 인원을 충원하는 방식으로 선발토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방안이 실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서울시교육청이 연구팀의 의견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고 교육부가 이에 동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추진했던 자사고 축소·폐지 등에 대해 반대입장을 보이며 양측이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자사고나 특목고 지정 취소 등 고교체제 개편은 교육부 장관의 사전동의가 필요하다”며 “실효성이 없는 연구팀의 의견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강봉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