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성폭행과 출산 사실을 숨겼다면 결혼 취소 사유가 될 수 있을까요?
최근 대법원이 출산도 사생활인 만큼 결혼 전에 알릴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김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12년 베트남에서 맞선을 보고 결혼에 성공한 한국인 남성 41살 김 모 씨와 베트남 여성.
한국에서 결혼생활을 하던 이 여성은 이듬해 시아버지 김 모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시아버지 김 씨는 재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됐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불거졌습니다.
베트남 여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과거 성폭행을 당하고 출산까지 한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남편 김 씨는 아내가 결혼 이후에도 성폭행과 출산 사실을 숨겼다며 혼인 취소와 함께 위자료 3천만 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1심과 2심에서 법원은 "출산경력을 알았다면 김 씨가 혼인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남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혼인을 취소하고 위자료로 300만 원을 주라는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성폭행으로 출산한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아 무조건 사기 결혼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또 "출산은 명예와 사생활의 본질적인 부분에 해당한다면서 혼인 전에 알려야 할 의무는 없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습니다.
MBN뉴스 김민혁입니다.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