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소리는 경우에 따라 본인만의 독특한 개성이 될 수 있지만, 의학적으로 보면 발성 기관에 문제가 생겨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목소리 중 하나다. 흔히 콧소리를 애교섞인 목소리쯤으로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음성질환을 알리는 일종의 신호일 수 있으니 각각의 유형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
흔히 콧소리 혹은 코맹맹이 소리라고 불리는 비음은 성대에서 만들어진 목소리가 성대 윗부분에서 코를 향해 빠져나갈 때 생기는 소리를 말한다. 보통 코 내부가 좁아지거나 연구개가 완전히 닫히지 않는 등의 구조적인 문제나 잘못된 발성 혹은 발음 등으로 비음이 섞인 목소리가 난다.
이러한 비음이 당장 큰 질환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발성기관의 이상을 알리는 일종의 신호로도 볼 수 있다. 때문에 비음이 나오는 원인을 방치할 경우 비염이나 축농증 등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발성기관에도 영향을 끼쳐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과 같은 목소리 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음성언어치료전문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비음이 섞인 목소리를 선천적인 특징이라 생각해 특별히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 애교 있는 목소리를 위해 일부러 비음 섞인 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지속적인 비음은 질환은 물론 목소리까지 변화시킬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콧소리라고 다 똑같지는 않다. 비음은 그 원인에 따라 개방성 비음과 폐쇄성 비음, 습관성 비음까지 총 3가지로 유형으로 나뉜다. 개방성 비음은 입천장 중 여린 부분인 연구개가 완전히 닫히지 않아 생기는 비음으로, 연구개장애나 구개열 혹은 코골이 수술 후유증 등으로 코 내부 구조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이때 목소리 변화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폐쇄성 비음 또한 비강 혹은 비인두가 좁아지는 구조적인 문제가 주 원인으로 코가 막혀 비음이 나타난다. 흔히 아이들의 경우 편도나 아데노이드가 비대가, 성인의 경우는 코 안쪽에 염증 혹은 종양이 생겼을 때 비강이나 비인두 공간이 좁아졌을 때 나타난다. 이렇게 좁아진 비강이나 비인두를 방치할 경우 비중격만곡증, 비염, 만성 축농증 등과 같은 질환이 생기거나 상태가 악화될 수도 있다.
습관성 비음은 말을 할 때 혀 위치 변화가 잘못되었거나 발성 습관을 잘못 습득하는 등 기능적인 문제가 원인이다. 이 경우 비음이 심하게 나거나 반대로 거의 나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과다하게 나는 비음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과다비음뿐만 아니라 과소비음도 목소리에 악영향을 끼친다. 말을 할 때는 적절한 비음이 섞여야 성대에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비음은 발성 기관에도 영향을 준다. 성대 근육을 긴장시켜 성대를 자극하고, 말을 할 때 성대가 맞붙고 떨어지는 운동을 방해해 성대를 건조하게 만든다. 특히 성대가 건조할 때 억지로 목소리를 내게 되면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주의해야 한다.
비음을 개선하려면 우선 유형을 파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해줘야 한다. 구조적인 원인으로 발생한 경우는 해당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되는데, 연구개장애나 구개열 등으로 발생한 개방성 비음이 문제라면 성형외과적인 수술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 폐쇄성 비음의 원인인 편도나 아데노이드 비대증의 경우 절제술을, 비중격만곡증의 경우 비중격 성형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또 비염이나 축농증은 경구용 점막수축제, 국소 스테로이드제 등을 통해 치료할 수 있는데, 이미 만성으로 발전해 약물 치료로 효과가 없는 경우 수술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다만 습관성 비음은 말하는 습관을 잘못 습득해 발생하므로 음성언어치료를 통해 발성 습관을 바꾸는 것이 좋다. 음성언어치료는 성대가 정상적으로 접촉하고 효율적으로 호흡, 발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훈련 치료로 잘못된 발성 습관을 교정해 안정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돕는다.
안철민 원장은 “발성을 위한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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