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개성공단 폐쇄로 인해 북한의 경상수지가 10% 이상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무역수지에서 10억달러 이내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해외 근로자 파견으로 3억 달러, 개성공단으로 1억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어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북한은 회계 처리 시스템이 시장경제 국가와 달라서 정확히 대입하는 것은 무리”라고 전제하면서도 “생각외로 개성공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4년 북한의 수출과 수입은 각각 31억 6000만 달러와 44억 5000만 달러로 12억 9000만 달러 적자다. 이 가운데 중국과 교역 비중이 90.2%로 절대적이다. KDI는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무연탄이 원자재 값 하락으로 동반 폭락하면서 2015년 북중 무역이 14.8%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입액도 줄어 적자 규모는 10억달러 이내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북한은 장부에 수출액은 실제보다 낮춰 쓰고 수입액은 높여 적어 그 차액을 무역일꾼이 인센티브로 갖는 등 일반 시장경제 국가와는 다른 회계 기법을 사용해 정확한 무역 수지 추정은 어렵다.
이처럼 적자 폭이 크다보니 외국에서 생필품을 구입하는 돈을 벌기 위해 해외 인력 송출에 눈을 돌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현재 20여 국가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는 최대 10만명으로 이들이 매년 북한에 보내오는 현금은 약 3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때문에 개성공단 인건비 1억 달러는 북한 정권으로서는 상당히 큰 규모라는 것이다.
특히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동국대 석좌교수)은 “개성공단을 통해 유입되는 달러를 관리하는 곳이 바로 김정은 제1비서의 통치자금을 담당하는 노동당 39호실이었다”면서 “때문에 북한의 궁정경제가 제일 먼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개성 인근 지역의 실업률이 치솟으면서 북한 정권으로서도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로 줄어든 달러를 확보하는 동시에 개성 주변의 실업난을 해결해야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통일연구센터장은 “북한 경제 전체는 아니지만 제2의 도시인 개성지역 경제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약 5만 5000여명의 일자리가 상실되고, 이와 관련된 15만명 이상 가족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향후 북한이 개성공단 숙련된 근로자 일부를 러시아, 중국으로 송출할 수 있다”면서 “이도 여의치 않으면
그러면서 그는 “공단 폐쇄 카드를 핵실험이나 로켓발사 그 이전에 ‘북한이 도발할 경우 개성공단을 닫을 수 있다’는 억지용 카드로 썼어야했다”고 덧붙였다.
[이상덕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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