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국제전화로 공항 폭파 전화가 걸려와 김포국제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협박 전화자에 대한 기본 신상 정보가 기관 마다 오락가락해 혼돈을 자처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협박 전화는 이날 오전 7시 42분 한국공항공사 콜센터로 걸려왔다. “모든 당일 터미널에 폭발물이 설치되었다. 당신은 모두 죽을 것이다. 폭발물은 우리 뿐 아니라 당신을 쏠 것이다”는 내용이었다.
국가정보원와 군(軍), 경찰 등 보안당국은 전화내용에서 어느 공항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구체적 정보가 담기지 않아 경찰특공대, 폭발물 처리반 등을 동원해 김포공항 등 공사 관할 14개 지방공항에 대한 폭발물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오후 1시 현재 이렇다할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아 장난전화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관계 당국이 밝힌 협박 전화자에 대한 기본 신상 정보가 오락 가락해 국민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불상의 사람이 국제전화로 전화를 걸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의 전언이 같다.
하지만 국적과 성별에 대해서는 오락 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찰은 초기에 불상의 외국인이 협박전화를 했다며 초동조치에 착수했으나, 후에 공항 당국은 여성이 한국어로 녹음한 내용을 콜센터로 전화해 틀었다며 한국인 여성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녹음 음성이 콜센터로 접수된 것은 맞지만 음성만으로는 성별을 알 수 없는 상태고, ARS 자동음성 번역본을 통해 협박전화가 접수됐다는 것을 근거로 협박자가 아랍어를 하는 외국인이란 관측까지 나돌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보안당국이 해외발 테러 공포심이 국내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톤 다운(Tone Down)’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는 “여성이 한국어 음성으로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협박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국민의 불안감 확산 방지와 여행객의 안전한 공항 이용을 위해 정확한 수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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