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건설 주가는 2만8800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에 10년 만에 3만원대가 깨진 이후 또다시 2.21% 떨어진 것이다. 현대건설은 1년간 주가 하락폭이 29.2%에 달한다. 중동 수주로 인한 미청구금액의 피해가 커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현대건설 누적 3분기 매출 13조4700억원 중 중동·아프리카에서 나오는 매출이 3조6953억원일 정도로 중동에 의존도가 높다. 현대건설뿐만 아니라 대부분 대형 건설사들은 중동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2009년 90%를 넘던 국외 공사 중 중동 지역 비중은 올해 40% 미만까지 떨어졌다. 전체 매출 중 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47%나 되는 GS건설 주가도 1년 새 13.9% 하락했다.
반면 국외 비중이 낮고 국내 주택 공급에 주력해온 건설사들은 주가가 오히려 상승한 곳이 많았다. 대표적인 회사는 현대산업개발이다. 아이파크 브랜드로 국내 주택 건설에 집중해온 현대산업개발은 1년간 주가가 17.4% 상승했다.
국외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0.6%에 불과한 서희건설은 1년간 66.7% 올랐다. 서희건설은 도급 순위 30위 건설사로 주택사업도 리스크가 낮은 지역주택조합 도급공사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국외사업 실적이 없는 진흥기업은 워크아웃 상태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75% 올랐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주택을 공급하는 화성산업은 13% 올랐고 부산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6%대 주택 부문 영업이익률을 가져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반면 국외 수주에 대해서는 "중동 주요 산유국에서 발주 예산이 전년 대비 60% 정도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