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예금이자 이상의 안정적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심리로 국내채권혼합형펀드(이하 채권혼합형펀드)에 올해 6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채권혼합형펀드는 주식 편입 비중이 50%미만인 펀드를 의미한다.
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가 분석한 결과 채권혼합형펀드에 연초이후 6조684억원의 투자금이 유입돼 현재 총설정액(지난 3일 기준)이 15조 1221억원이다. 같은기간 국내주식형펀드에서 5조2232억원이 빠진 것과 비교하면 국내채권혼합형펀드의 높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특히 KB자산운용의 채권혼합형펀드가 올해 투자자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끌었다. 연초 1조2421억원이었던 채권혼합형펀드 설정액이 현재 4조3621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유입된 자금의 51.4%(3조1200억원)을 KB자산운용이 담은 것이다. 가치와 배당에 포커스를 맞춘 펀드에 자금이 집중 유입됐다는 설명이다.
메리츠자산운용도 287억원에 불과했던 채권혼합형펀드의 규모를 7921억원까지 키우며 설정액증감 순위 2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퇴직연금 등의 인기로 연초이후 설정액을 5058억원 늘리며 1조원이 넘는 채권혼합형펀드를 운용 중이다. KTB자산운용(설정액증감액 4376억원), NH-CA자산운용(2795억원), 하이자산운용(2641억원),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2110억원) 등도 채권혼합형펀드 분야에서 판매 실적이 좋았다.
자산운용업계는 채권혼합형펀드의 인기 요인으로 예금을 맡기는 것 이상의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국내 기준금리가 연1.5%에 불과하고 정기예금 금리도 2%보다 아래인 상황에서 예금 대안으로 채권혼합형펀드를 찾는 손길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올해 채권혼합형펀드의 평균수익률은 2.42%로 예금이자 이상의 수익은 낸 것으로 조사됐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위험·중수익의 꾸준한 장기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된 결과로 파악된다”며 “전반적으로 채권혼합형펀드가 ’은행예금+α‘의 수익률은 충족시켰다”고 평가했다.
개별 상품별로 살펴보면 ‘동부바이오헬스케어30’은 연초이후 수익률 14.6%를 기록했다. ‘NH-CA퇴직연금중소형주’(연초이후 14.29%) ‘미래에셋퇴직연금성장유망중소형주40’(12.83%), ‘한화개인연금혼합’(11.06%)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올해 채권혼합형펀드에서 ‘20펀드’가 재등장한 것도 눈여겨볼 대 목이다. 주식편입비가 20% 수준인 ‘20 채권혼합형펀드’는 그간 30·40펀드 등에 밀려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한국펀드평가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정기예금 금리가 1%대로 급락하자 정기예금 투자
또 주식편입비가 10%인 ‘10펀드’도 새로운 상품들이 나왔고 한국펀드평가는 밝혔다. 다만 올해 설정된 10·20 펀드의 경우 대부분 설정일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 또는 0%대에 머물러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직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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