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두산은 한국시리즈가 2차전부터였다. 포스트시즌 히트 상품인 ‘원투펀치’ 니퍼트-장원준 카드를 차례로 쓸 수 있기 때문. 그 기대와 계획대로 니퍼트는 반격의 1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이제 장원준이 출격할 차례다.
장원준과 맞대결을 펼칠 삼성의 선발투수는 클로이드. 올해 사자군단의 일원이 된 그는 장원준(12승)보다 1승이 적다. 평균자책점도 5.19로 4점대(4.08)인 장원준보다 높다.
장원준과 클로이드의 맞대결은 처음이다. 장원준은 삼성전에 네 차례 등판했지만 윤성환(2회), 장원삼, 피가로(이상 1회)와 마운드 대결을 가졌다. 두 차례 두산전에 나선 클로이드 또한 김수완, 니퍼트와 겨뤘다.
흥미를 끄는 건 또 외국인투수라는 것이다. 공교롭게 장원준은 올해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마다 외국인투수와 맞붙었다. 준플레이오프(2차전)에서는 피어밴드(넥센)와, 플레이오프(2차전-5차전)에서는 스튜어트(NC)와 상대했다.
↑ 장원준은 올해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투수와 자존심 대결을 펼쳤던 그는 네 번째 경기에서도 클로이드와 겨룬다. 사진=MK스포츠 DB |
더욱 눈길이 가는 건 장원준이 쟁쟁한 외국인투수와 모자람이 없는, 아니 그 이상의 투구를 펼쳤다는 것이다. 적어도 외국인투수와 마운드 대결에서 패배를 몰랐다.
피어밴드는 101구로 4이닝 만에 강판했으며, 스튜어트도 장원준과 재대결에서 5회 집중 난타를 당하며 먼저 K.O.됐다. 두산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회 불펜 난조로 NC와 스튜어트에 패했지만, 장원준은 7이닝 무실점으로 NC와 스튜어트에 패하지 않았다. 믿음의 카드다.
두산은 플레이오프부터 불펜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그 부담을 덜어줬던 장원준이다. 그는 한 번도 조기 강판된 적이 없다. 최소 6이닝은 책임졌다(6이닝-7이닝-6이닝). 정규시즌(5⅓이닝)보다 늘어났다.
장원준은 정규시즌 삼성전 성적이 좋지 않다. 4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6.23이다. 한화(12.96), 넥센(9.00) 다음으로 나빴다. 하지만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니퍼트가 그걸 증명하고 있으며, 장원준 또한 몸소 보여주고 있다.
장원준의 올해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은 2.84(19이닝 6실점)로 정규시즌과 비교해 1.24나 낮다. 롯데 시절(22이닝 15실점 평균자책점 6.14)의 장원준을 생각하면 안 된다. 가을사나이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불펜 고민이 많은 삼성과 두산이다. 결국 선발투수의 버티기 싸움이다. 장원준의 ‘내구성’이 지금까지 외국인투수와 견줘 더욱 뛰어났다. 한 번도 ‘불량’인 적이 없었다. 하면 할수록 자신감은 커졌다. 장원준은 “운이 좋았을 뿐이다”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그리고 플레이오프까지 두산이 거둔 6승 가운데 2승을 책임졌다. 이는 장원준의 자긍심이자
장원준의 첫 한국시리즈 등판이다. 다른 포스트시즌 경기와는 다른 압박감이다. 그래도 대구구장(평균자책점 9.58)이면 몰라도 잠실구장(평균자책점 3.44)은 다르다. 그는 출격을 앞두고 배시시 웃었다. 이번에도 한 번 지켜봐달라는 자신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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