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는 선발투수 시리즈였다. 두산은 ‘원투펀치’ 니퍼트-장원준을 앞세워 NC를 꺾고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큰 경기일수록 에이스의 위력은 배가됐다. 니퍼트와 장원준은 3승을 합작했으며 평균자책점은 1.24(29이닝 4실점)으로 매우 짰다.
맨 위에서 기다렸던 삼성도 밀릴 게 없다. 10승 투수만 5명을 배출할 정도로 선발진이 탄탄하다.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주축 투수 3명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제외하기로 하며 마운드가 낮아졌으나 선발진만큼은 예외다. 피가로(13승), 클로이드(11승), 장원삼(10승)이 버티고 있으며, ‘1+1’ 카드로 활용했던 차우찬(13승)을 불펜으로 돌렸다.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은 선발투수의 활약에 달렸다. 삼성과 두산 모두 선발투에 비해 중간계투가 약하다. 10월 들어 그 허리는 더욱 약해졌다. 얼마나 빨리 그 민낯을 들춰내느냐가 관건이다. 즉, ‘우리’ 선발투수가 잘 던지면서 ‘상대’ 선발투수를 무너뜨리는 지가 포인트다.
↑ 두산 베어스의 유희관(왼쪽)과 삼성 라이온즈의 장원삼(오른쪽). 사진=MK스포츠 DB |
그 3장의 카드를 삼성과 두산은 갖고 있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다만 1장씩이 문제다. 장원삼과 유희관은 위력이 예전 같지 않다.
장원삼은 올해 부진했다. 시즌 최종전인 지난 5일 광주 KIA전에서 6이닝 4실점을 하며 승리투수, 가까스로 10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이 5.80으로 프로 데뷔 이래 가장 나빴다. 6월에는 평균자책점이 7.63까지 치솟으며 2군까지 내려갈 정도로 마음고생을 했다. 복귀 후 5승 2패를 했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 3경기 연속 4실점.
유희관은 올해 18승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지만 시즌 막바지 난조를 보이더니 포스트시즌 들어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3차전)와 플레이오프(3차전)에 한 차례씩 등판했으나 조기 강판됐다. 4이닝 3실점과 2⅓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 올해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은 무려 9.95.
삼성과 두산으로선 장원삼과 유희관이 키 플레이어다. 정규시즌(장원삼), 포스트시즌(유희관)과는 분명 달라져야 한다.
유희관은 선발 로테이션상 26일 1차전을 맡을 수 있다. 니퍼트를 다시 한 번 4일 등판 간격으로 할 수 있으나 유희관을 앞당겨 정상적으로(5일) 운용할 수도 있다. 장원삼의 어깨도 무겁다. 피가로, 클로이드와 함께 앞문의 무게를 더해줘야 한다. 2선발로 나선다면, 니퍼트와 맞대결도 펼쳐야 한다.
적어도 이들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이다. 기록도 증명한다. 장원삼은 큰 경기에 강했다. 그의 한국시리즈 통산 평균자책점은 1.80이다. 2011년 이후부터는 6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23으로 ‘언터쳐블’이었다. 올해 두산전 성적은 3승 평균자책점 3.58. 피가로와 클로이드(이상 1승 1패 4
유희관은 올해 삼성전 등판 기록이 없다. 상무 전역 이후에는 4승 3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유희관이 나설 무대가 대구구장이다. 그는 2013년과 2014년 대구구장에서 2.21(20⅓이닝 5실점)으로 매우 잘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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