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22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투수전은 나흘 전 마산구장에서 기대했던 그림일지 모른다. 두산과 NC의 두 외국인 에이스는 빼어난 투구로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114구 완봉승의 니퍼트는 그 위력이 줄지 않았으며, 명예회복을 꿈꾼 해커의 공에 독기가 가득했다. 야수의 호수비까지 더해지며 0의 행진이었다. 무게중심은 좀처럼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강렬함(5회까지 2피안타)은 니퍼트가 위였지만, 해커 또한 2회부터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고도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펼쳤다.
1점 승부였다. 그러나 이 팽팽함이 끝까지 지속될 수는 없었다. 니퍼트와 해커 모두 나흘 만에 등판이었다. 포스트시즌이라 해도 준비기간이 짧았다. 정규시즌에선 보통 닷새 간격이다.
70구 이내에선 훌륭했다. 그러나 이를 넘어가며 구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곧 닥칠 위기이자 찬스였다.
↑ 해커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 이어 4차전서도 두산 타선의 응집력에 무너졌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두산의 응집력이 돋보였다. 민병헌, 김현수, 양의지가 차례로 출루했다. 성급할 수도 있지만 무모하지 않았다. 한 베이스씩 진루였다. 양의지의 안타에 2루 주자 민병헌은 3루에서 멈췄다.
홍성흔의 1루수 파울 플라이. 내야 땅볼이면 허무하게 날릴 수 있었다. 지금껏 그랬던 두산 타선이었다. 하지만 끝까지 초조해하지 않고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이전 같지 않은 해커를 다시 한 번 무너졌다. 타구는 한 차례 튕긴 뒤 테임즈 위로 넘어갔다. 오재원의 팀 배팅에 잠실구장에는 큰 환호성이 터졌다. 고영민의 안타를 더해 쉴 새 없이.
NC는 하루 전날 안타 19개와 4사구 8개, 홈런 2개로 무려 16득점을 올렸다.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타선이다. 하지만 하루 사이 한 없이 작아졌다. 나흘 전처럼 니퍼트의 호투에. 그러나 두산 타선은 작아지려다 커지려는 해커를 공략했다. 일순간의 폭발이었다.
NC에겐 치명적적이었다. 에이스가 또 무너졌다. 해커는 지난해부터 포스트시즌 3경기 연속 고개를 숙였다. 압도한 분위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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