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을 “조건없이 수용하겠다”며 선언해 ‘마마메르켈’(엄마 메르켈)로 떠오른 독일 메르켈 총리도 예상을 넘어선 난민 급류에 흔들리고 있다. 오스트리아로부터 독일로 넘어오는 국경을 걸어잠그는 등 결국 통제에 나선 것이다.
통제를 위한 일시적 조치라고 말을 하고 있지만 하루 1만2000명이 쏟아지는 등 난민유입세가 갈수록 더 커지는 데다 IS(이슬람국가) 조직원 유입 주장 등으로 안보위협까지 겹치자 결국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오스트리아 국영 철도회사는 이날 오후 5시부터 독일로 향하는 모든 열차의 운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현지 APA통신에 따르면 이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가 국경 통제 문제와 관련해 통화를 한 뒤에 취해졌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달 시리아 난민을 전원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민자들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난민들은 메르켈을 ‘마마(엄마) 메르켈’이라고 부르며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이런 따뜻한 인도주의는 곧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엄청난 숫자의 난민들이 독일로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시리아뿐 아니라 다른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와 발칸지역의 난민들까지 독일로 향하고 있다. 지난 12일 하루에만 뮌헨에 1만2200명의 난민들이 도착했다. 난민수용에 우호적인 시그마르 가브리엘 부총리조차 “수용능력의 한계에 거의 도달하고 국경방어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이르자 독일 내부에서는 메르켈 총리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한스 페테르 프리드리히 전 내무부장관은 “독일은 이미 난민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고 비난했다. 또한 설문조사기관인 엠니드가 N24 방송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일인 3명중 2명이 난민문제를 다루는데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결국 국경통제에 나선 것은 메르켈 총리가 이런 압력에 흔들린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몰려드는 난민들이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과 연계되어 있는 확인할 방법도 없다고 현지언론들은 비판하고 있다. 실제 IS는 최근 공식 성명을 통해 “상당수 조직원들이 난민으로 위장해 서방으로 잠입해 성공했으며 곧 서방만을 타깃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위협한바 있다.
이번 독일의 조치로 유럽연합(EU)내 국경없는 이동을 보장한 솅겐조약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독일이 돌연한 국경통제 조치로 사실상 솅겐조약에서 이탈한 것이라면서 이번 조치가 나머지 유럽연합(EU) 회원국에게 충격
독일정부는 이에 대해 “이번 임시 국경통제 조치는 현재 독일로 쏟아져 들어오는 난민 유입 사태를 막기 위한 것이며 질서정연한 난민 수용 절차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덕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