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값이 날로 뛰어오르는 가운데 뉴타운 지역 단지들의 몸 값 변화가 두드러진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잠하던 길음·답십리·은평·왕십리 일대 단지들의 매매가격이 점차 오름세를 보이면서 다시 고점에 다가서는 모양새다. 27일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집값이 계속 오르는 가운데 8월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달전보다 0.55% 올라 지난 2003년 8월 이후 12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범뉴타운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제일 먼저 분양 첫 걸음을 뗐던 성북구 길음뉴타운이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입주한 래미안길음1차 전용 60㎡형의 경우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2009년에는 3억4000만~3억5000만원 선이던 것이 지난2010년 3억1000만원 대로 곤두박질 친 이후 차츰 가격이 오르면서 올해 8월 기준으로 3억7000만~3억8000만원 선에 거래되는 중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길음 뉴타운은 서울 사대문 인근 직주근접형 지역인데다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대규모 주거 타운으로서 윤곽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은평뉴타운 일대에서 지난 2008년 입주한 은평뉴타운상림3단지아이파크 전용 85㎡형은 지난 2011년 4억2000만원 선으로 가격이 뛰었다가 4억 선으로 저점을 찍은 후 현재는 4억50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답십리와 왕십리 뉴타운 일대 단지들도 2012년 즈음 내려앉았던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지난 2010년 입주한 동대문구 답십리동 ‘청계한신휴플러스’ 전용74㎡형은 지난 2011년 4억6000만원원 선에 거래되다가 4억4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들어선 4억8000만원 선으로 올라섰다. 한편 분양업계 관계자는 “현재 왕십리뉴타운 내에선 지난 3월 3구역 ‘왕십리센트라스’분양 이후 분양권이 380건 이상 거래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도심 뉴타운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실수요자들의 눈길이 보이고 시장 분위기 역시 나쁘지 않은 틈을 타 대형 건설사들도 앞다퉈 새 아파트를 내놓고 있다. 삼성물산이 1000가구가 넘는 대형 단지를 두 곳 낸다. 우선 다음 달 ‘래미안답십리미드카운티’를 분양한다. 총 1009가구 중 584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이어 10월에는 길음뉴타운 2구역에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를 선보인다. 총 2352가구 규모로 이 중 336가구가 일반 분양시장에 나온다. 한화건설과 GS건설은 은평뉴타운에 발을 들인다. 다음 달인 9월에는 한화건설이 ‘은평뉴타운 꿈에그린’복합단지를 내고 이어 11월에는 GS건설이 ‘은평스카이뷰자이’ 주상복합을
다만 실수요자라면 성급히 집을 살 필요는 없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가계부채관리 필요성과 더불어 언젠가는 다가올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내 집 마련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을 장기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대출 부담이 큰 30~40대 실수요자들이라면 물량이 많이 풀려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입주 시기를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