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속에 있었던 5분은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 했다. 여러 가지 생각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관에 못 박는 소리가 정말 컸다. 장례 절차가 끝나갈 무렵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각박한 세상살이에 지친 현대인들이 삶의 전환점을 기대하며 죽음체험에 나서고 있다. 임종체험이 그것인데 일과 삶, 그리고 가족에 대해 돌아보고 그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체험자들은 말한다.
임종체험관이 방송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 임종체험관은 지난 2004년 설립된 이후 5만여명이 다녀갔다.
임종체험관을 다녀온 직장인 김모(35) 씨는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다고 말한다. 김씨는 ‘오늘 죽는다면 가족에게 무슨 말을 남기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유서를 쓰고 관속에 누웠다. 관을 닫은 뒤 참관자들이 자리를 비웠고 곧 고요해진다. 마치 죽음을 맞이한 것 같은 기분에 오싹해지기도 한다. 얼마 후 관이 열린다. 단 몇 분이지만 시간이 멈춘 기분이다. 온갖 생각이 뇌리를 스쳐가고 가족이 보고 싶고 삶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작은 것들에 연연한 시간들이 후회스럽다.
한 참가자는 “임종을 체험한 후 내가 죽으면 아내와 아이들이 홀로 남겨진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알게 됐다”고 말했다.
몇몇 기업에서는 생명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 위해 임종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 임종체험관 운영자는 “임종체험관은 유언장을 작성하고 죽음을 체험해 봄으로써 자신의 삶에 새로운 지각을 부여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며 “자살을 결심한 사람이 삶의 의미를 확인하거나 사업 실패와 조기퇴직 후 삶을 기피하던 사람이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되고
임종체험은 소중한 사람, 사랑했던 사람, 고마운 사람, 아쉬운 일, 보람된 일 등 지나온 삶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 뒤 유언장 작성 및 낭독, 수의입기, 입관체험, 관 속에서 느낀 점과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리하는 시간 등으로 진행된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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