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올해로 24년차다. SBS 최영주 아나운서는 공채 1기로 입사해 이젠 어엿한 최고참 선배가 됐다. 그럼에도 늘 배우고 달리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24년간 정말 쉼 없이 달려왔어요. 하지만 ‘천하의 누구도 방송 6개월만 쉬면 잊혀진다’는 생각을 하죠. 물론 예전엔 쉬고 싶다고 정말 많이 느꼈지만 지금 마음이 많이 낮아진 것 같아요. 어쨌든 제 위치가 있다는 점에 감사할 뿐이죠.”
지난 1991년 방송계에 입문한 뒤 ‘SBS 생활경제’ ‘골프 아카데미’ ‘SBS 아침종합뉴스’ 등 주로 정보,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자신만의 위치를 공고히 한 그는 걸어온 길을 반추하면서도 겸손한 태도를 잊지 않았다. 또한 SBS 아나운서 공채의 심사를 오랫동안 맡아온 경험을 바탕삼아 수많은 아나운서 지망생에게 황금 같은 팁도 제시했다.
↑ 디자인=이주영 |
◇ 최영주의 키워드 7. 2015년, 제2의 시작
키워드1. SBS 공채 1기
“스물두 살에 처음 방송에 입문했어요. 입사 당시 절 생각하면 굉장히 백지였죠. 요즘 들어오는 후배들 보면 ‘만약 내가 지금 입사 시험을 치렀다면 못 들어왔겠다’ 싶을 만큼요. 그래서 그런가? 지금 후배들 보면 조금 안쓰러운 마음도 있어요. 시험감독 들어갈 때마다 ‘아이고, 불쌍하다. 부모가 얼마나 어렵게 키웠을까. 얘를 떨어뜨리면 가슴이 얼마나 아플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젠 그런 나이가 된 것 같아요.”
키워드2. 24년차 아나운서
“24년 달려오기 쉽지 않았죠. 그동안 아나운서로서 진정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프로그램 속에서 튀려고 하지 않고, 코멘트도 짧은 문장으로 해야 시청자에게도 내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다는 걸 배웠거든요. 또 평소와 방송 이미지가 같아야 된다는 것도 느꼈고요. 그게 아나운서로서 지녀야 할 진정성인 것 같아요.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진실은 간단하다’는 믿음 하나는 제대로 생겼어요.”
↑ 사진=SBS |
키워드3. 46살의 여유
“요즘은 정말 그 어느 때보다도 일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아요. 끊임없이 일하는 게 감사하다고 생각될 정도죠. 물론 10년 전까지만 해도 저 역시 조급함이 있었어요. ‘왜 날 안 써주지? 남자 아나운서보다도 더 잘할 수 있는데?’라는 불만도 있었죠. 하지만 욕심을 내려놓으니까 오히려 여러 군데서 절 찾아주더라고요. 그 때부터 ‘최영주 아나운서는 꾸준하다는 말만 들어도 어디냐’라며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기로 했죠. 이젠 누가 제게 ‘너 제대로 준비했니?’라고 물어도 당당히 대답할 수 있답니다.”
키워드4. 러브FM ‘스위트 뮤직 박스’
“‘스위트 뮤직 박스’는 46살 저에게 내려온 선물 같아요. 오롯이 제게 집중하고 자신에게 말을 걸 수 있는 시간이거든요. 또 사람들의 사연 하나하나에 제가 투영되더라고요. 물론 처음엔 ‘내 방송 역량이 이것밖에 안 되나’ 싶기도 했어요. 솔직하게 방송하지 않으면 다 들통나더라고요. 한번은 어떤 청취자가 제게 ‘최영주 씨, 라디오도 꼭 뉴스처럼 하네요’라고 콕 집는데 뒤통수 맞은 듯한 느낌이었어요. 그 이후엔 많이 내려놓고 편하게 하는 것 같아요.”
키워드5. 삶의 원동력
“바쁜 스케줄을 견디는 제 원동력은 바로 운동이예요. 요즘도 요가, 웨이트 등 어떤 형태로든지 몸을 다스리는 시간을 마련하죠. 육체가 정신을 지배한다고 하잖아요? 저도 제 몸을 다스리지 않으면 말이 제대로 안 나오는 스타일이거든요. 골프 중계만 해도 6시간이나 떠들어야 해서 체력이 정말 중요해요. 17년간 운동을 했는데, 그렇게 우직하게 몸관리를 하다보니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사진=SBS |
키워드6. 아나운서 합격 팁
“아나운서 합격 팁이라…. 의외로 아주 간단해요. 시험감독을 들어가면 1차에만 2000명이 거쳐가거든요. 이틀에 나눠서 시험을 치르는데 가끔은 똑같은 사람들이 왔다간 게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개성이 없더라고요. 아나운서 아카데미에서 배운 애티튜드부터 외모까지 비슷하던데요? 그래서 꼭 해주고 싶은 말은 ‘남들이 다 하라고 하는 것에 대해 삐딱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에요.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죠. 예를 들면 노출 의상을 입는 스포츠 아나운서들이 일반화됐잖아요? 이럴 때 정말 길게 가고 싶다면 제작진이 아무리 노출을 강요해도 ‘노(NO)’라고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처럼 말이예요.”
키워드7. 2015, 가장 의미 있는 숫자
“여러 면에서 2015란 숫자는 제가 큰 의미가 있는 숫자예요. 더 이상 바쁠 수 없겠다고 싶을 정도로 바쁘거든요. 어찌 보면 아나운서로서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예요. 지금까지 해왔던 걸 토양삼아 앞으로 튀어나갈 수 있는 계기이지 않을까. 적지 않은 나이에 ‘스위트 뮤직 박스’라는 새 프로그램을 맡았고 지금 해오고 있는 프로그램도 제대로 병행하려면 지금부터 더 잘 가다듬어야 할 것 같아요. 올해가 저에겐 정말 중요한 때랍니다!”
[최영주는 누구?] 최영주는 1969년 생으로 SBS 창립과 함께 발을 맞춘 1기 공채 아나운서다. 1997년 한국방송대상 아나운서상을 최연소로 수상해 화제가 됐으며 2009년 한국아나운서대상 대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지난 5월부터 ‘스위트 뮤직 박스’ DJ를 맡아 아나운서가 아닌 새로운 도전을 펼치고 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