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찰자들로 북적이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경매 법정. [김재훈 기자] |
임야·근린상가·대지도 나왔지만 역시 눈길을 끈 건 최소 한 번은 유찰 경험을 겪은 주택이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처음 나와서 낙찰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적어도 1~2번은 유찰됐던 주택이 인연을 찾는다"며 "유찰을 겪었어도 낙찰가는 처음 감정가에 육박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했다.
차분하게 진행되던 분위기가 술렁이기 시작한 것은 종로 평창동 빌라 차례. 이전까지는 1~2명의 응찰자들이 나왔지만 이번엔 일곱 명이 몰렸다. 한 번 유찰됐던 이 빌라(건물면적 50㎡)는 최초 감정가의 94.5%인 2억3630만원에 낙찰됐다. 70대 노부부는 "용돈벌이를 위해 사서 임대를 놓으려 했는데 우리가 낸 응찰가는 4위 정도 한 것 같다"며 아쉬운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뭐 이렇게 자잘한 물건만 있어"라며 맨 뒤에 앉아 계산기를 두드리는 대출 홍보직원의 심드렁한 반응과 다르게 사람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상대보다 높은 가격을 써야 물건을 얻을 수 있는 경매의 특성상 정말로 1원까지 적어내기도 한다. 종로구 홍파동 빌라(건물면적 57㎡)는 최초 감정가의 103.4%인 2억1399만9001원에 낙찰됐다.
낙찰된 물건 중에선 처음 감정가의 90%에 육박하는 경우가 17건 중 9건이나 됐다. 연신 손부채질을 하던 30대 남성 최 모씨는 "재테크 목적으로 경매를 찾는데 낙찰가가 감정가 수준이라 차라리 급매가 낫지 싶다"고 했다. 가장 많은 응찰자(13명)가 몰린 관악구 신림동 오피스텔(건물면적 27㎡)은 최초 감정가의 89.4%인 1억4300만원에 낙찰됐다. 주택 중 가장 비싼 중구 신당동 근린주택(건물면적 564㎡)은 7명이 몰린 끝에 최초 감정가의 100.5%인 16억4128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 물건이 줄어든 것은 저금리 기조로 부동산 담보 대출 이자 부담이 낮아져 일반 거래가 활기를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