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인테리어 교체 비용 부담을 캐피털사 할부금융으로 줄이는 방법이 최근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가구 할부금융은 자동차처럼 가구를 살 때 선납금을 먼저 내고 나머지 금액은 장기간 나눠 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캐피털사들은 카드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유하기 위해 가구업체와 제휴해 평균 5~10%가량 저렴한 금리에 36개월 분할상환 등 차별된 전략을 내세워 본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29일 KB캐피탈은 가구업체 한샘·에넥스·체리쉬가구 등과 함께 출시한 가구·인테리어 할부금융 서비스 이용 실적이 지난달 27억65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관련 실적은 출시 첫 달인 1월 8억6000만원을 기록했는데 불과 3개월 사이 3배가 넘게 성장한 것이다. KB캐피탈 관계자는 "주택 매매 건수가 증가하면서 인테리어 할부 신청 건수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주로 이사 초기에 들어가는 목돈이 부담되는 신혼부부 등을 중심으로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KB캐피탈은 지난 1월부터 한샘(한샘 스페셜 요금제), 에넥스(에넥스 스마트 요금제), 체리쉬가구(스마트 장기 무이자 할부) 등과 제휴를 맺고 가구·인테리어 할부금융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고객들은 자동차를 구입할 때처럼 원하는 만큼 선납금을 내고 잔금은 6~36개월로 나눠 낼 수 있다.
이자율은 한샘은 6개월 무이자이며 10~36개월까진 연 5.9~9.9%가 적용된다. 에넥스는 3~12개월은 무이자, 24개월은 8.9%의 이자를 내면 된다. 체리쉬가구는 전 기간 무이자다.
부엌·욕실의 가구·인테리어 공사를 할 땐 보통 1000만원 이상 목돈이 들어간다. 공사비는 현금 일시불로 내는 게 시장 관행이라 서민들 비용 부담이 컸다.
그렇다고 신용카드로 인테리어 비용을 부담하기도 어려웠다. 카드 사용한도가 1000만원 이상인 경우가 드문 데다 할부 기간을 장기(12개월 이상)로 할 경우 금리가 10% 후반~20% 초반대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KB캐피탈은 이 점에 착안해 최대 3년까지 할부기간을 제공하고 최대 한도 역시 2500만원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1000만원에 달하는 부엌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 매달 약 30만원씩 36개월 동안 내면 되기 때문에 목돈이 부족한 신혼부부도 부담 없이 이용 가능하다.
가구·인테리어 외에도 가전제품 등 내구재 할부 시장에서 캐피털사 제휴 서비스를 이용하면 비용 부담 없이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자동차 할부금융의 경쟁 심화로 수익원 창출이 필요한 상황에서 캐피털사들은 내구재 할부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추세다. KB캐피탈 외에도 JB우리·BS·효성·하나캐피탈 등이 오토바
캐피털업계 관계자는 "내수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카드한도 규제가 강화되면서 내구재 할부에 소비자들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캐피털사들이 틈새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