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뮤지컬 배우 박영수는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에서 백작 역을 맡아 알 수 없는 묘한 분위기와 강렬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박영수는 “극 중 이미지와 너무 다르다”는 물음에 “난 쌍꺼풀이 없을 뿐 아니라 이마를 드러낸 것과 그렇지 않은 모습이 다르다. 머리를 넘기면 좀 더 차가운 부분이 도드라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영수는 “‘마마 돈 크라이’(이하 ‘마돈크’) 백작 캐릭터는 전작들과도 다르고,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신과 함께’에서도 완전히 다르다. 백작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돈크’를 준비하면서 뱀파이어 관련 영화를 많이 봤는데 좋은 내용으로 끌고 가는 내용은 거의 없더라. 좋아도 사랑으로 관련되지만, 결국엔 아픔밖에 없었다. 자신을 세월에게 넘겨줬을 때, 또 그런 것을 안고 살아가는 게 뱀파이어더라. 기쁘지 않았다”고 마음을 털어놨다.
↑ 디자인=이주영 |
박영수는가 맡은 백작은 관객과 호흡하며 웃음을 전하고, 극의 대부분을 이끌어가는 프로페서V(이하 프로페서)와 호흡을 맞춘다. 백작은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이미지를 잡아주기는 하나, 프로페서에 비해 출연 장면도 많지 않고 관객과의 접촉도 적기에 분명 쉽지 않은 캐릭터다.
이에 대해 박영수는 “극 중에서 무너지지 않게 라인만 잡지, 웃고 싶은 때는 그냥 웃어버린다”며 “중심을 잡으면 더 갭이 생길 것 같아, 최대한 나를 풀어놓는다. 무대에 오르면 백작이 돼 버리기 때문에, 오히려 프로페서의 눈과 동작을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작이 프로페서를 처음 봤을 때 어이가 없었을 것 같다. 리액션이나, 의상이나 모두 처음 본 것이지 않겠는가. 아마 호기심이 발동해서 계속 지켜본 것일 것이다. ‘과연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마음으로”라고 덧붙였다.
“프로페서V 役도 재밌을 것 같아”
그는 ‘마돈크’에 대해 “초연, 재연 모두 재밌게 본 작품이다. 이 작품을 할 것 같은 생각보다, 하고 싶은 마음에 봤던 것 같다”며, “예술 작품 같으면서도 키치스러운 느낌이 있는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박영수는 초연과 재연, 이번 작품까지의 차이를 조곤조곤 설명하는 데 이어 “이번 작품은 백작이 왜 프로페서를 만나고 왜 뒤를 밟고 같이 해야 했는지 이유가 생겼고, 그래서 더 매력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프로페서도 잘 어울렸을 것 같다는 말에 “재밌을 것 같다. 배역에 대해 공부할 수도 있고, 실험적인 캐릭터일 뿐 아니라 관객들과 어울리는 부분도 있지 않은가. 밝은 역할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특히 박영수는 “‘마돈크’는 여러 장르 음악이 담겨있어 더 매력적”이라면서 웅장한 소리를 내는 ‘하프맨’부터, 감미롭고 유혹하는 듯한 부분의 ‘나를 사랑하는’ 등의 넘버 일부를 직접 들려주며 작품을 회상하기도 했다.
박영수 만의 백작 느낌
박영수는 “‘마돈크’는 회차가 많지 않아 정말 아쉽다”고 말하는 데 이어 “그래도 세라 신은 도전이었다.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울릴까도 걱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세라는 프로페서가 현재에 와서 조우하게 되는 백작의 모습으로, 새빨간 구두를 신으며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때문에 박영수는 세라 신을 어떻게 나타낼 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걱정이 됐던 것은 사실이다. 내가 어깨도 넓은 편이고 예쁜 구석이 없어서 어떻게 섹시함을 나타낼까 고민했다”며 극 중 다리를 벌리고 기괴한 분위기를 풍기는 장면에 대해 “여러 자세를 해보다가 찾게 된 기이하면서 기괴한 모습”이라고 털어놨다.
“서울예술단 단원, 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
그는 “연습할 장소가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라며 “하루 종일 연습하고 연습실에서 숙박을 한 적도 많다. 저녁에 영감이 올 때가 많기 때문”이라고 털어놔 열정을 느끼게 했다.
박영수는 저음이면서 미성인, 고음이면서 웅장한 소리까지 내는 목소리에 대해 “‘더 데빌’ 작품 할 때 목이 힘들고, 몸도 안 좋아서 음성치료를 받았는데, 그 때 성대를 쓰는 법에 대해 배웠다”며 “타고난 것은 고음을 내기 힘든 저음이라고 했는데, 연습하니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금 이시간이 소중한 것을 모르는 것 같이 소중한 사람도 지나고 나면 아는 것 같다. 지금 내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충분히 행복하고 지금은 조금씩 채워가고 있다. 감히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 없다. 지난 시간을 행복하게 생각하고, 또 행복을 향해 가고 있다. 현재 흐르는 시간도 정말 소중하다”
박영수는 ‘행복’이라는 단어에 대해 “추상적인 것 같다”며 “철모를 때는 그저 무대에 오르는 것이 행복했지만, 이제 그 시기를 넘어서 ‘예술가’라는 이름에 고민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로서 어떻게 살아갈까에 대해, 어떻게 무대에서고, 역할을 만날까에 대해, 삶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이번 어버이날에도 부산 다녀왔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쉬었을 텐데 그 시간이 소중하더라”고 덧붙였다. 굳이 행복을 느끼려고 하는 것보다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 시간을 채워나가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이 박영수의 설명이다.
특히 박영수는 “무대 위에 공연이라는 것을 하며 만나는 인물들의 삶은 순탄하지 않더라. 모두가 상처받고 아프고 트라우마가 있다. 삶이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은 작품을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공감한다고 생각한다. ”라고 털어놨다.
그는 백작처럼 영겁의 시간을 살면 우주여행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냥 우주가 가고 싶다”고 털어놓은 박영수의 묘한 부분과 우주는 어딘지 모르게 비슷한 느낌이 풍겼다. 광활한 우주가 알면 알수록 신비한 느낌이 드는 것처럼, 작품을 보면 볼수록 ‘어떤 배우일까’라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점이 그렇다. 박영수가 나타내는 백작이 더 묘하고 신비하게 다가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