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H공사가 제안한 옛 구룡마을 개발 조감도. 강남구는 SH공사가 새로 제출한 조감도를 곧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 제공〓서울시] |
11일 강남구는 지난 8일 SH공사에서 무허가 판자촌인 개포동 567-1 일대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제안서'를 공식 접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구역지정이 취소된 후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간 지 9개월 만에 재개되는 출발선에 선 것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주민의견 청취를 위한 열람공고와 주민설명회, 유관기관 협의, 구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을 거쳐 상반기 중 지정권자인 서울시에 (구역지정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개발 방식을 빼면 서울시와 강남구 사이에 큰 이견이 없기 때문에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H공사가 제출한 새로운 개발계획에 따르면 구룡마을 개발면적은 총 26만6304㎡로 과거 계획안(28만6929㎡)보다 다소 줄었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받은 수도공급시설, 군사시설 등이 구역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거주민 재정착을 위해 제공되는 임대아파트 1118가구를 포함해 모두 2126가구가 공급될 계획이다. 계획 인구는 약 5410명이다. 당초 계획했던 2600가구, 7020명보다 역시 규모가 줄었다. 일부 구역이 제외됐고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없는 일부 고소득자·고액자산가 등을 감안한 수치다.
강남구 관계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저소득 거주민 등 수요조사를 통해 맞춤형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 저감 방안을 마련해 거주민들이 부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서울시와 SH공사는 구룡마을 전용면적 49㎡ 임대아파트 보증금은 2300만원, 월 임대료는 19만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인근 세곡지구 보증금과 임대료보다 각각 46%, 38% 저렴한 금액이다.
관심은 1003가구 규모로 예정된 일반분양 물량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일반분양 아파트는 SH공사가 민간사업자에게 용지를 매각하면 명품 주거단지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모산과 구룡산 자연경관을 누릴 수 있는 입지적 장점이 있는 데다 길 건너 개포주공 일대가 모두 재건축되는 시점과 맞물릴 경우 사업성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한 민간 개발업체 관계자는 "임대아파트가 많기는 하지만 입지가 좋고 최근 공동주택 용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많은 건설사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남구가 상반기 중 서울시에 계획안을 제출하면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개발구역을 확정하게 된다. 구역이 확정되면 세부적인 임대·분양 주택 건축계획 수립 단계를 거쳐 이주·철거·보상·착공 등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당초 계획보다 1년 늦은 2020년 12월 사업은 모두 종료될 것으로 강남구와 SH공사는 내다보고 있다.
다만 거주민 이주·철거부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철거계획이 잡힐 경우 임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