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엽우피소 유해성 놓고…식약처·소비자원 ‘대립각’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가짜 백수오’로 통하는 이엽우피소가 인체에 해가 없다고 밝히면서 유해성을 강조해온 한국소비자원과 대립하고 있다.
김승희 식약처장은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현안보고를 통해 이엽우피소가 무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달 말에도 같은 입장을 밝혔지만 김 처장은 이날 그보다 더 나아가 소비자원이 그동안 내놓은 이엽우피소 유해 근거를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유해하지 않다고 강조해 주목된다.
구체적으로 소비자원은 중국 난징대학교의 연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이엽우피소가 간독성·신경쇠약·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으나, 김 처장은 해당 논문의 시험 방법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독성시험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는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식약처는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 독성식물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이엽우피소 정보 역시 FDA 공식 입장이 아니라 신뢰성이 낮은 연구 결과일 뿐이고, 이 데이터베이스엔 생강과 결명자의 독성 자료도 수록돼 있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국외에서 이엽우피소를 식용으로 섭취한 사례가 있고 관련 논문의 과학적 신뢰성이 낮다는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보면, 인체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식약처의 검토 결과다.
상황이 이런 만큼 식약처는 앞으로 소비자 단체가 식품의 위해성과 관련된 사실을 발표할 경우 반드시 식약처와 협의토록 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등 법적 요건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의 이런 태도는 ‘가짜 백수오’으로 생긴 혼란이 지속하는 걸 막으려는 조치로 해석되나, 이엽우피소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커진 상황이어서 혼란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비자원은 여전히 이엽우피소의 유해성을 강조하고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에 “이엽우피소의 안전성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관련 논문도 검토했고, 학계나 한의학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도 인체에 유해하다는 견해”라며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소비자원과 식약처가 다른 목소리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소비자원은 백수오 제품 원료 공급업체인 내츄럴엔도텍이 동일 공급업자로부터 지난해 12월 17일과 올해 3월 26일, 3월 27일 등 세 차례에 걸쳐 받은 백수오 원료를 전량 회수·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월 입고분을 검사했을 때 이엽우피소가 검출됐기 때문에 같은 공급업자에게서 받은 다른 물량도 폐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원은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지난해 12월 17일 로트(lot, 동일 원료·공정으로 생산되는 단위) 물량은 그해 12월 17일, 올해 3월 26·27일 등 3차례에 걸쳐 동일한 공급업자를 통해 공급된 물량이므로 식약처의 1월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전량 회수·폐기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식약처가 올해 초 진행한 검사 결과를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다.
그러나 식약처는 이엽우피소가 섞여들어 간 것으로 밝혀진 3월 26일과 27일 입고된 물량에 대해서만 폐기 필요성을 밝혀 견해가 달랐다.
가짜 백수오 파동의 중심에 선 내츄럴엔도텍은 식약처의 입장을 따랐다. 이 업체는 식약처가 3월 입고 물량에 대해 반출 불가 처분을 내렸다는 점을 들어 “앞서 다른 원료로 제조한 현재 유통 중인 제품은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