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4월 14일(15:3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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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업황과 구조조정 한파로 찬기가 냉랭하던 여의도 증권가의 증권사 임직원들 얼굴에 모처럼 화색이 돌고 있다. 살아남았다는 안도감 외에도 떠안다시피 받았던 자사주가 주가 상승으로 인해 보배가 됐기 때문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삼성증권 등 대형증권사를 비롯해 유진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의 임직원들이 유상증자시 참여했던 우리사주 주가가 올해들어 크게 오르며 큰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중 가장 최근에 유상증자를 단행한 곳은 유진투자증권이다. 지난해 9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700억원 규모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총 발행주식수의 20%(777만7800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했다. 모든 임직원들이 참여하며 실권없이 모두 소화됐다. 당시 발행가격이 1800원으로 지난 13일 주가(4690원)과 비교하면 160.6%나 올랐다.
특히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5월 창립 60주년을 맞아 애사심을 높이기 위해 창립기념품 대신 직원들에게 최소 60주의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는 자금을 지원하는 등 전사적으로 직원들에게 주식 사기를 독려한 바 있다. 당시 주가가 2000원대 초반임을 감안하면 회사의 방침에 따라 주식을 매입했다면 현재 2배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게된 셈이다.
이들 대형 증권사들은 프라임브로커 등 한국형 투자은행(IB) 육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2011년말에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섰다. 비상장사로 한국투자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하고 대우증권(1조1242억원), 삼성증권(4080억원), 우리투자증권(6360억원), 현대증권(5950억원)이 주주배정 형태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우리사주조합에 20%를 배정했다. 당시 발행가격이 대우증권(8230원), 삼성증권(4만2500원), 우리투자증권(9530원), 현대증권(8500원, 우선주)인점을 고려하면 지난 13일 주가과 비교해 대우증권(101.1%), 삼성증권(53.9%), 우리투자(75.2%), 현대증권(34.7%)의 수익이 났다.
여기에 증자이후 배당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률은 더 높아진다. 다만 이들이 우리사주조합 물량의 매각제한(통상 1년) 시점이 지난후 매각하지 않았다는 가정하에서의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사주 청약참여시 대부분의 직원들이 대출을 통해 자금을 융통해 실제 수익은 개인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이자비용 등을 제하고 계산해야한다”며 “10년이상 한 증권사에 몸담은 직원의 경우 증권사 주가가 높았던 2000년중반에 받은 주식도 있어 평균 매입단가는 훨씬 높아 실제 수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9월에 26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당시 발행가격은 현 주가를 고려할 경우 8550원에 달한다. 당시 주당 액면가 500원에 발행가격이 855원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액면가가 주당 5000원이다. 2007년10월에 유상증자를 단행한 현대증권의 당시 발행가격은 1만6400원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의 평균 매입단가가 1만1000원대인 것으로 안다”며 “최근 주가가 1만1000원대로 올라섰지만 결국 물타기를 해서 평균 매입단가가 낮아졌을 뿐 실제 수익은 아직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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