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처벌은 사라져도 민사상 배상 책임은 더 강화

【 앵커멘트 】
간통죄가 사라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법원이 불륜을 인정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형사상 처벌을 받지 않을 뿐 민사상으로는 더 큰 책임을 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서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경찰관이 문을 열자마자 한 여성이 화가 난 듯 뒤따라 들어갑니다.

간통 현장을 급습하는 영화의 한 장면인데, 앞으로 이런 광경은 볼 수 없게 됐습니다.

하지만 위자료 청구 등 민사나 가사소송은 지금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간통을 이유로 이혼할 때 법원이 인정하는 위자료는 대략 1천~3천만 원 정도.

그동안은 간통죄로 형사 처벌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중처벌을 피하려고 위자료 액수를 높게 책정하지 않았던 겁니다.

반면 미국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있어 간통이 이혼사유가 되면 가진 재산 대부분을 내놓는 일도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앞으로는 우리 법원도 위자료를 증액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 인터뷰(☎) : 이인철 / 이혼 전문 변호사
- "더 이상 간통죄로 고소할 수도 없고 형사합의금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민사적 손해배상액인 위자료 액수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원도 다음달 초 법원장회의를 통해 이혼 소송에 대한 위자료 문제 등을 적극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간통죄는 사라졌지만, 불륜으로 인한 배우자의 고통과 수치심에 대한 배상책임과 도덕적 책임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