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부산시의 지도점검과 관련해 “‘표적이냐, 보복이냐’는 의구심이 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특정한 작품의 보복이라는 말은 이제 안 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11일 부산 해운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영화제가 특정 작품을 상영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도점검과 관련해 사실과 다르게 알려지는 게 안타깝고 답답한 심정이다. 지금은 개선할 부분을 개선해서 신뢰받는 자랑스러운 영화제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달 23일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를 종용해 논란을 일으켰다. 영화인들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을 상영한 것과 관련한 조치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이 집행위원장은 이날 ‘다이빙벨’ 상영은 이번 지도점검과 관련이 없다고 짚었다. 그는 “20주년이 된 영화제가 이제는 지적 받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매년 우리가 해야 되는 의무가 있고, 그것이 시민에 대한 도리이기도 하다. 우리가 투명하지 못했고, 회계절차가 미숙한 것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특수 사정 때문에 이런 일들이 발생한 것 같다. 지금은 이를 고쳐야 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시가 지적한 사항들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했다. 부산국제영화가 비리와 부패의 집단인듯 비쳐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위원장은 직원 채용시 조직위원장 승인 절차 미이행과 관련해 “2013년까지 공채를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이 내용과 절차에 대해서는 사전에 부산시와 협의를 거쳤고, 특히 전임 시장이 부산 인력의 양성과 채용을 적극 권유한데 따라 2~3년의 계약기간을 거쳐 신중하게 발탁했다. 시의 담당과장이 참여하는 인사위원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공개채용하라는 2013년도의 감사지적에 따라 2014년부터 채용공고절차를 거쳤다. 현재 스태프 34명 중 20명이 부산 출신으로 일하고 있다. 이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지역사회의 일자리 창출에 봉사하는 한편, 미래지향적이고 우수한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매우 보람있는 성과이자 상징으로 자랑하고 싶은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마케팅팀장 품위유지비 지출 월20만원에 관해서는 “2009년에 마케팅 팀장 업무의 특수성 때문에 사무국의 건의로 김동호 위원장님께서 각별히 승인해주신 정책적 사항”이라며 “당시 영화제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해 연예산 규모가 100억원 내외에 이르면서 스폰서의 유치,관리의 필요성이 절실해진 결과였다. 연60~70 억원의 스폰서 유치관리가 근래의 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마케팅 업무 특성상 집행위원장을 대신해서 유력기업의 CEO, 임원, 관계자 등과의 빈번한 회합, 또는 해당기업의 제품구입과 같은 필요불급의 품위유지비는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하지만 이 또한 문제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신다면 향후에는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 품의 소홀, 간부들의 사무인수인계서 미작성, 판매 입장권 정산 및 현금 관리 미비, 보수 지급일 일부 미준수, 임원 숙소 관리비 임의 지출, 서울 근무자 부산 과다 출장 등과 관련해 “명백한 과실이거나 착오 또는 부주의로 인한 행정 미흡인 사안은 조금의 재량도 없이 즉각 시정하고 되풀이 되지 않도록 엄하게 감독하겠다”고 말했다.
또 옥외광고물 수의계약, 초청 게스트 교통비 이중 지급, 초청 해외감독 개인 택시비 지급, 중식시간 이외 팀별 회식, 일부 임원 업무추진비 부적정 집행, AFA 직책수당 지급, 인사위원회 운영 관련 등에 대해서도 “불가피한 사정이나 사전 협의를 거쳐 진행했던 일이지만 지도점검에서 지적 받은 사안은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적극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부산시의 지도점검 결과와 영화제의 소명자료를 공정하게 검증받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시민, 해당 업무 전문가, 시민단체 관계자, 필요하다면 언론까지 포함한 검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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