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씨는 실직한 뒤에도 집 부근에 있는 고시원으로 출퇴근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가족에게 실직 사실을 알리지 않기 위한 것이었는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작은 방으로 옮겨 다니기까지 했습니다.
이도성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서울 서초동의 한 고시원.
강 모 씨가 지난 2013년 11월부터 1년 넘게 지냈던 곳입니다.
▶ 스탠딩 : 이도성 / 기자
- "강 씨는 매일 아침 자신의 외제 승용차를 끌고 집에서 나와 회사에 출근하는 것처럼 이곳 고시원으로 향했습니다."
이미 오래전 실직했지만, 이런 사실을 가족에게 숨기기 위해서였습니다.
▶ 인터뷰 : 고시원 관계자
- "(출퇴근할 땐) 보통 직장인들이 하는 것처럼 입고 왔고, (고시원 안에서는) 편한 복장 그대로, 트레이닝복과 반바지 차림으로…."
항상 밝게 인사하고, 주차 위치가 맞지 않으면 몇 번을 다시 할 정도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싫어했던 강 씨.
▶ 인터뷰 : 고시원 관계자
- "바퀴가 주차 선에 물리지도 않게끔 몇 번을 왔다갔다하고, 차에서 내리면서 만나면 인사를 깍듯하게 해요."
이따금 어두운 표정으로 담배를 피우러 나왔던 강 씨는 돈을 아끼려고 작고 저렴한 방으로 옮겨 다니기도 했습니다.
일이 잘 풀려 친구들과 함께 사무실을 얻어 나간다며 고시원 사람들에게 축하까지 받았던 강 씨.
고시원을 떠난 지 일주일 만에 가족을 살해한 비정한 가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MBN뉴스 이도성입니다. [ dodo@mbn.co.kr ]
영상취재: 조영민 기자, 김준모 기자,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