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듀! 2014증시 / ① ‘박스피’에 돋보인 종목 ◆
25일 매일경제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작년 12월 30일 대비 지난 23일 주가를 따져 보니 내수업종인 개인 생활용품의 주가 상승률(104.9%)이 62개 업종 중 가장 높았다. 반면 대표적 수출업종인 화학(-26.5%), 석유 및 가스(-26.0%), 자동차(-20.5%), 휴대폰 및 부품(-2.93%) 업종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했다.
내수주에서는 ‘유커(중국 관광객) 효과’가 두드러졌다. 한국콜마홀딩스(213.7%), 한국화장품(193.5%), 아모레퍼시픽(127.2%) 등 화장품주가 동반 급등하며 고공 비행했다.
내수업종인 내구 소비재(42.8%)와 섬유·의복(26.6%)도 침체된 경기에서 단연 돋보이는 수익률을 올렸다. 현대리바트(199.6%), 한샘(128.6%), 에넥스(102.6%) 등은 모두 2배 이상 주가가 올랐고 섬유·의복 업종은 코스피에서 가장 높은 주가 수익률 1위와 2위, 4위를 휩쓸었다. 의류 제조ㆍ판매와 유명 브랜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기업인 국동(460.4%)을 포함해 조광피혁(251.7%), 삼양통상(232.9%) 등이 그 주인공이다.
유가 하락 수혜 업종인 항공운수의 수익률도 48.7%에 달해 업종별 수익률 2위를 차지했다. 한진칼(81.1%), 대한항공(52.1%), 아시아나항공(32.9%)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는 저성장·저물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수출 주력 품목이 추락하며 전통 내수주가 큰 폭의 수혜를 받는 극단적인 차별화 장세가 펼쳐졌다”고 풀이했다.
‘정화조’ 중에서도 특히 조선업종은 최악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올해 49.2%나 하락해 업종별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현대미포조선(-59.8%), 현대중공업(-53.3%), 대우조선해양(-45.0%), 삼성중공업(-44.6%) 등의 주가 하락률은 쇼크로 받아들여진다.
화학과 정유주도 연초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상승 모멘텀이 없었다. LG화학(-38.4%)과 한화케미칼(-41.3%)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고 SK이노베이션(-36.6%), 에쓰오일(-33.2%) 등도 국제 유가 급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최창호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서장은 “화장품·섬유업종의 선전은 중국 내수시장 부양 정책에 큰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시가총액이 큰 대형 수출주가 추락했음에도 올해 코스피가 그 정도면 그나마 선방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전차군단’이라 불리며 증시 주도주로 활약했던 IT와 자동차주도 크게 부진했다. 특히 시가총액 1·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가는 각각 2.4%, 27.5%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다 보니 두 회사의 주가가 부진하면 수출주가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제가 저상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중후장대 산업의 이익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화장품, 게임 등 소프트 업종의 주가 수익률이 좋은 것은 앞으로 우리가 차세대 먹거리를 어디서 발굴해야 하는지 보여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 들어 지난 2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국동으로 수익률이 460.4%에 달했다. 조광피혁(251.7%), 티웨이홀딩스(250.9%), 삼양통상(232.9%), 금강공업(227.3%), 한국콜마홀딩스(213.7%), 아이에스동서(206.5%), 동원시스템즈(2
반면 주가 하락폭이 가장 큰 코스피 종목은 범양건영으로 -85.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STX(-78.4%), 유니켐(-75.0%), 동양네트웍스(-69.0%), 넥솔론 (-65.3%) 등이 뒤를 이었다.
[전병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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