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17일(10:1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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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선 대한항공이 지난 번에 이어 이번에도 수요예측서 쓴 맛을 봤다. 2년 만에 돌아온 공모채 시장이지만 대한항공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신용등급 A-)이 지난 12일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유효수요로 들어온 주문은 총 63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발행예정액의 절반도 못 채워 '미달'이 난 셈이다.
800억원 규모로 발행하려는 1년6개월물에는 53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지만 700억원 규모로 발행하려는 2년물에는 100억원의 주문만 들어왔을 뿐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채권의 공모 희망금리를 1년 6개월물은 최대 연 3.90%, 2년물은 최대 연 4.10%로 제시했다. 대한항공의 개별 민평 수익률이 1년6개월물은 3.63%, 2년물은 3.71%임을 감안하면, 대한항공이 금리를 0.30~0.40%포인트나 더 얹어줬음에도 투자자들의 반응이 냉담했음을 알 수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9월에도 1년6개월과 2년 만기로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당시에도 유효수요가 900억원에 불과해 대규모로 미달됐다.
지난 2012년 이후 2년 만에 나선 공모채 발행이었고 최근 A~BBB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까닭에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느끼는 리스크는 여전히 높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이 쉽지 않은데다 신용등급 추가 하락의 위험이 있어 기관투자가들이 외면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항공업종의 특성을 고려한다고 해도 대한항공의 차입금 규모는 과중한 수준이라는 것.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인 탓에 자칫하면 BBB급으로 추락할 수 있어 투자를 꺼려한다는 얘기다.
한편 이번 대한항공 회사채의 대표주간은 KDB대우증권 유안타증권 키움증권이 맡았다. 인수사로는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투자증권 IBK투자증권이 참여했다. 오는 20일 이번 회사채에 대한 추가 청약이 없다면 인수사들이 미매각 물량을 떠안게 된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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