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재신임을 받은 감독이 불과 일주일 사이에 팀을 떠났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와 선동열 감독의 얘기다.
한 야구팬이 이런 우스갯소리를 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의 승자와 패자는 모두 선동열 감독과 KIA구단이다.” KIA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지난 19일 선동열 감독과의 2년 재계약을 발표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되는 선동열 감독의 재계약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더욱 큰 충격은 준플레이오프 마지막경기인 4차전이 열린 25일 나왔다. 선동열 감독이 자진사퇴를 선언한 것이다. 가을잔치는 순식간에 묻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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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가 어찌됐건 결론은 KIA구단의 어긋난 계산이 모든 것을 꼬이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올 시즌 개인성적이 뛰어났던 안치홍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유력한 후보중 하나였다. 그러나 KIA의 미필선수 중 태극마크를 단 이는 외야수 나지완이었다. 사실 대표팀 선발과 관련해 특히 미필자 선발과 관련해서는 구단의 의중이 어느 정도 반영되기 마련이다. 팀 성적이 나지 않으면서 안치홍과 나지완 모두 대표팀에 보낼 수 없게 되자 둘 중 나지완이 발탁됐다. 이는 KIA구단의 계산대로 나온 결과다.
하지만 KIA의 결정은 모든 것을 어긋나게 만들었다. 계획에 없던 안치홍의 군입대에 이를 만류하는 과정에서 선동열 감독의 불통이미지가 더해졌다. 재신임 후 선 감독이 구단 홈페이지에 소통을 중시하는 팀운영을 하겠다고 직접 편지를 올린 것도 팬들에게는 가식적인 쇼로 비쳐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선동열 2기 체제는 물 건너갔다. 감독 선임과정도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내년 시즌에 대한 준비도 모두 원점이 됐다.
키스톤콤비의 동반입대, 그리고
계산 하나 잘못한 것 치고는 KIA는 잃은 게 너무 많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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