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서민교 기자] 지난해 11년만의 포스트시즌(PS) 진출을 이룬 LG 트윈스는 수비 악몽에 짧은 가을야구를 맛 봤다. 허무했다. 감격을 누릴 새도 없었다. 실책으로 무너진 지우고 싶은 기억. 근원지는 ‘핫 코너’였다.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PO) 1차전. 당시 주전 3루수였던 정성훈의 실책 2개가 컸다. LG는 2-4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첫 판을 내준 LG는 선발투수 레다메스 리즈의 호투로 2차전을 잡아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3차전 정성훈 대신 3루수로 나선 김용의의 실책, 4차전 1루수로 돌아간 김용의의 수비 불안이 겹치며 1승3패로 가을야구를 접었다.
↑ 몸을 날린 LG 트윈스 내야수 손주인의 환상적인 송구 모습.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준PO 1차전 9점차 완승의 이면에는 빈틈없는 수비도 한 몫을 톡톡히 했다. 불안 요소를 없앴다. 정성훈이 1루수로 자리를 잡았고, 3루수는 손주인이 맡았다. 가장 중요했던 1차전 승리로 지난해 악몽을 씻었다.
손주인의 역할이 컸다. 올 시즌 초반 3루수를 책임졌던 조쉬벨이 떠난 뒤 손주인이 2루를 떠나 핫 코너로 옮겨 성공적인 정규시즌을 치렀다. PS에 나선 손주인은 “3루 수비에 대한 부담은 없다. 하던 대로 하면 된다는 생각에 마음은 오히려 편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손주인은 LG에서 몇 안 되는 우승반지를 갖고 있는 경험자다.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 시절 주전이 아닌 벤치서 우승을 함께 누렸다. 손주인도 “포스트시즌이 익숙하진 않다. 삼성에 있을 땐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래서 작년엔 들 떠 있었다. 올해는 나를 포함해 선수들 모두가 차분하다”고 말했다. 뼈아픈 실패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된 것. 손주인은 “공격보다 수비가 중요하다. 나도 수비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상문 LG 감독 역시 1차전 수비에 만족했다. 양 감독은 “1차전 수비는 괜찮았다. 황목치승이 바운드에 적응을 하지 못한 모습이 한 차례 나오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좋았다. 내야 뿐 아니라 외야도 나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코치진은 파트별로 세밀하게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선수들도 수비에 여유가 좀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지현 LG 수비코치도 지난해 악몽을 떠올리며 “이번에도 실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선수들에게 ‘기
LG는 2루수 박경수 부상 후유증을 김용의로 채웠고, 중견수 브래드 스나이더가 부활하며 센터라인을 확립했다. ‘핫코너’ 불안증까지 말끔히 해소하며 수비 밸런스를 맞췄다. 1차전 타격 폭발로 얻은 1승이 아닌 수비 안정화의 의미가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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