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갑을 논란'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지만, 갑의 횡포는 여전합니다.
홈쇼핑 업체가 납품업체들, 특히 중소기업들에 지나치게 높은 판매 수수료를 떼고 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박준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화장품 업체에 근무하는 심 모 씨.
이 업체는 얼마 전 TV 홈쇼핑에서 물건을 판매하다 큰 손해를 입었습니다.
홈쇼핑 측이 상품 구성과 방송 시간대 등을 일방적으로 정했고, 판매량은 기대치를 훨씬 밑돌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50퍼센트라는 높은 판매 수수료를 떼가면서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 인터뷰 : 심 모 씨 / A 업체 직원
- "구성을 바꿔달라, 가격을 내려달라 그런 요구가 있었는데 저희는 응할 수밖에 없었고,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방송을 안 해준다고 하기 때문에 '슈퍼갑'의 횡포죠. 저희는 울며 겨자 먹기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0년 홈쇼핑의 판매 수수료 개선 방안을 마련해 시행했고, 그 결과 판매 수수료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엔 오히려 0.5% 포인트 상승해 3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 스탠딩 : 박준규 / 기자
- "높은 판매 수수료율에 피해를 입는 건 대기업이 아닌 중소 납품업체입니다."
대부분의 홈쇼핑 업체가 중소 납품업체에 대기업보다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고, 많게는 8% 포인트까지 차이가 납니다.
문제는 공정위가 판매 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김상민 / 새누리당 의원
- "공정위는 대규모 유통업자인 TV 홈쇼핑과 납품업자들 간 공정한 수수료율이 책정될 수 있게끔 노력해야 합니다."
홈쇼핑 업체의 이른바 '갑질'을 막기 위한 공정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MBN 뉴스 박준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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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박정현 VJ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