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도쿄) 안준철 기자] 도쿄에서도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은 오승환이었다. 숙적 요미우리도 오승환 앞에서는 9회를 지울 수 밖에 없었다.
오승환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1차전에서 팀이 4-1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사구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와 함께 일본 포스트시즌 2세이브째를 올렸다.
↑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2014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한신 타이거즈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오승환이 4-1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 1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진(日 도쿄)=천정환 기자 |
하지만 7회 잘 던지던 선발 후지나미 신타로가 선두타자 아베 신노스케에게 우월 솔로포를 맞으며 급변했다. 이어 세 타자 연속 안타를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빠졌다. 다행히 1루수 땅볼 병살과 내야플라이로 추가점은 내주지 않았지만 후지나미로는 이닝을 더 끌고 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결국 8회에는 후쿠하라 시노부와 다카미야 가즈야가 무실점으로 막았고, 9회는 오승환의 차례가 됐다.
히로시마와의 퍼스트스테이지에서 1,2차전 모두 등판해 4이닝을 던지면서 한신의 파이널스테이지 진출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오승환이지만 요미우리와의 대결을 앞두고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던 게 사실이다. 올해 요미우리전 성적이 상대적으로 안 좋았기 때문이다. 올해 2승4패 39세이브, 평균차책점 1.76을 기록하며 리그 구원왕에 오른 오승환이지만 요미우리와는 11경기에 등판해 1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3.48의 성적을 남겼다. 6번의 블론세이브 중 2번이 요미우리전이었고, 도쿄돔에서는 5경기 1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5.79의 기록을 남겼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도 오승환과 요미우리의 대결에 관심이 집중됐다. 설욕의 무대가 될 것이라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경기 전 오승환은 “신경쓰지 않겠다”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결과적으로는 거인징크스 따위는 없었다. 한국에서도 가을야구 경험이 많은 오승환이 9회 마운드에 올라 무라타를 몸에 맞는 공을 출루시켰을 뿐, 삼진 1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시리즈 전적을 1승1패로 만드는 귀중한 세이브였다.
오승환이 세이브를 거두자 일본 취재진도 감탄을 숨기지 못했다. 한 기자는 “3경기 모두 등판해 2세이브다. 정말 가을만 되면 더욱 강해지는 DNA가 있느냐”고 놀랬고, 다른 기자는 “역시 오승환이다. 한신의 사기가 오승환 때문에 더욱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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