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내년 홍콩 또는 싱가포르에 아시아 지역 첫 해외 사무소를 열고 해외 투자에 박차를 가한다. 국민연금은 전북 전주 이전을 앞두고 뉴욕과 런던 등 해외 사무소에 운용역을 전진 배치해 해외 투자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적극적인 투자정보 수집을 위해 '국민연금 해외 포럼'도 내년부터 본격화하기로 했다.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최근 제출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국민연금의 해외 사무소 추가 설치 예산이 포함됐다. 관련 예산 규모는 총 10억원으로 인건비를 제외한 임대료 등 사무실 개소 비용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국민연금은 2011년 미국 뉴욕에 첫 해외 사무소를 개소하고 이듬해인 2012년 영국 런던에 두 번째 사무소를 열었다. 이번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국민연금은 홍콩 또는 싱가포르에 세 번째 해외 사무소를 개소할 예정이다. 하향 추세인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중국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은 지난 4월 홍콩과 싱가포르를 찾아 사무소 개소에 적합한 장소를 물색하기도 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아시아 사무소 신설을 위해 꾸려진 태스크포스(TF)가 홍콩과 싱가포르 가운데 대상 지역을 선정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전통적인 아시아 금융허브이며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 투자에 용이한 홍콩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해외 사무소의 역할을 강화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국민연금은 2016년 전주 이전을 앞두고 있어 실력 있는 운용역의 이탈 가능성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차제에 해외 투자 인력을 해외 사무소에 전진 배치해 해외 성과를 끌어올리고 동시에 지방 이전에 따른 인력 이탈도 방지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뉴욕과 런던 사무소에는 각각 5명, 4명의 인원만이 근무해 연락사무소 역할에 그치고 있다. 국민연금이 현재 기금운용본부 운용 인력(156명)의 42%에 달하는 운용역 65명을 내년 대폭 충원할 예정인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번 해외
국민연금의 최근 3년간 운용수익률은 연평균 4.2%에 그쳤지만 지난해 해외 주식(21.3%)과 해외 대체투자(8.46%) 분야에서는 탁월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은아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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