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고사총 총격을 두고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있습니다.
과연 북한 주장대로 이번 총격이 대북 전단 풍선을 향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숨어 있었던 것인지, 외교안보팀 정광재 팀장과 함께 궁금증 풀어보겠습니다.
【 질문 】
정기자, 우선 어제 있었던 대북 전단 살포와 북한의 총격. 어떻게 진행됐는지 한 번 살펴보죠.
【 답변 】
네, 어제 대북 전단은 오전 11시,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한 차례, 오후 2시 연천 합수리에서 한 차례 두 번 이뤄졌습니다.
북한은 오후 2시 연천 합수리에서 날려보낸 전단 풍선이 북측으로 들어가는 걸 확인하고, 이 풍선을 표적으로 삼아 고사총을 발사했습니다.
이 시간이 오후 3시 55분인데요, 대략 십여 발 정도의 총성이 있었고 이 가운데 3발이 군사분계지역을 벗어나 우리 민간지역으로 떨어졌습니다.
한 시간이 지난 4시 50분쯤, 우리 군은 북한군 고사총탄을 발견하고, 5시 30분 대북 경고 방송을 한 뒤 5시 40분쯤 K-6 기관총 40여 발을 발포했습니다.
우리 군 대응 사격 10분 후에 다시 북측이 우리 군 GP를 향해 소총을 발사했고, 우리도 적 GP에 소총 10여 발을 발사했습니다.
【 질문 】
여기서 말이죠, 우선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이 왜 두 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전단 풍선을 향해 총격을 가했느냐는 건데요? 어떤 분석이 나오나요?
【 기자 】
두 가지 각도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두 시에 띄어 올린 풍선 진행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서 실제 3시 50분 정도에 풍선이 군사분계선을 통과했기 때문에 북한이 총격에 나섰다는 겁니다.
이 경우 북한이 실제로 대북 풍선 격추를 목표로 했고, 이 과정에서 고사총탄 일부가 우리 측 민간지역으로 떨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한데요, 북한 측 주장을 그대로 인정하게 되는 셈입니다.
다른 하나는, 풍선 사격은 명분일 뿐 북한이 의도적으로 고사총을 쐈고, 이를 통해 우리 측에 강한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는 겁니다.
실제, 풍선을 띄운 후 두 시간이면 풍선은 최소 30km, 최대 60km까지도 이동했을 것이라는 게 전단을 살포한 탈북 단체의 설명입니다.
전단을 살포한 지점이 군사분계선에서 직선거리로 7.5km 밖에 안되는 점을 고려할 때, 총격 시점에 풍선이 군사분계선을 통과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기도 합니다.
【 질문 】
얘기를 들어 보면, 북한이 이미 풍선이 다 지나간 시점에 의도적으로 고사총을 쐈다, 이쪽이 더 신빙성이 있을 것 같은데요?
【 답변 】
네, 그래서 탈북 단체들은 전단 풍선을 보낸 후 북한 군부가 두~세 시간 동안 대응 방안을 충분히 논의했고,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고사총 발사를 선택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은 대북 전단 살포 지점에 대해 원점 타격을 공언한 바 있는데요.
원점 타격에 따른 정치적, 외교적 부담이 너무 큰 점을 고려해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엄포용 총격을 가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북한은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고사총을 쏠 경우, 현실적으로 민간인 피해는 피하면서 우리 측에는 군사적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는 데 주목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고사총을 몇 발 발사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 내의 남·남 갈등을 유발하고, 대북 전단 살포가 더 이상 이뤄지지 못하도록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이렇게 긴장을 고조시키면서까지 대북 전단을 날릴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과 함께 앞으로도 강행하겠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는데요, 북한이 이런 상황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정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