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이 ‘우리의 이야기’였던, 그래서 더 매력적이던 ‘연애의 발견’도 결국 드라마였다.
지난 7일 KBS 월화극 ‘연애의 발견’이 결국 에릭(강태하 역)과 정유미(한여름 역)의 재회로 해피엔딩을 맞았다. 성준(남하진 역) 역시 과거의 인연 윤진이(안아림 역)과 운명처럼 재회하며 새로운 사랑이 시작됨을 암시했다. 복잡하게 얽힌 네 사람의 이별과 사랑은 한 방에 정리됐지만 그간 ‘나의 이야기’로 착각하며 지켜봐 온 많은 이들도 단번에 정신이 들었다.
그간 ‘연애의 발견’은 저조한 시청률 불구,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방영 내내 호평을 받았다. ‘연애’ 그리고 ‘사랑’에 대한 극사실주의 스토리에 연령대를 불문하고 깊이 몰입할 수 있었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시청률 상승에도 영향을 끼쳤다. 무엇보다 네 남녀의 감정에 시청자가 자신의 이야기마냥 ‘사색’에 잠기게 한다는 건 최근 트랜디 드라마에서는 보기 드문 흡입력이었다.
때문에 결말에도 많은 기대가 쏠렸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그 과정이 얼마나 개연성 있게 그려지느냐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방영 내내 일관성 있게 그려졌던 많은 장치들에 결말에서 지극히 ‘드라마’적으로 끝맺음 했다.
꼬일 대로 꼬여버린 네 사람. 현실에서도 결실을 맺는 커플이 생길 수 있겠지만 그 과정이 그렇게 쿨하고 아름답기만 할 수 없을 터. 하지만 드라마 속 결말은 모두가 완벽하게 성숙했고, 지나치게 쿨했고, 동화처럼 해피했다. 게다가 모두 ‘우연’으로 이뤄졌다.
어릴 때 스쳐가는 단순한 연애가 하닌, 결혼을 약속한 약혼자와 전 애인에 대한 흔들림에 결국 이별을 선언한 여름. 그녀는 끝까지 하진에게 자신만의 ‘배려심’을 내보였고 하진 역시 ‘젠틀’하게 이별을 고했다. 하진의 성숙한 이별의 원천은 뜻밖에도 아림과의 이별이었다.1년 후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인물들. 네 사람 모두 솔로다. 한여름은 SNS를 통해 참 쉽게 도 강태하를 만났고 두 사람은 거짓말처럼 완벽한 결실을 맺었다.
‘하진스러운’ 캐릭터를 고수해야한다는 의지인 듯, 남하진은 한여름과의 커플링을 손가락에 낀 채 한여름을 기다렸다. 그는 우연히 마주친 강태하에게 거짓말을 했고, 그렇게 오랜 아픔과 시간에도 불구 못버리던 마음을 그 순간 못난 자신을 보며 드디어 마음정리를 끝냈다. 해외봉사에서 우연히 안아림과 재회해 새로운 인연을 예고했다.
종영 후 시청자들은 그간의 애정을 드러내는 한편, 결말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시청자들은 “주인공이 에릭이라 어쩔 수 없겠지만...너무 뻔 한 결말, 역시 드라마네요” “하진 아림의 재회 장면은 정말 우연의 극치네요. 진짜 맘에 안들어!” “정말 몰입해서 본 드라마. 그런데 결말이 아쉽네요” “이거 보려고 여태까지 본방 사수한 게 아깝네요. 과거 연애는 과거이고 그걸 바탕으로 현재에 충실한 결말이 훨씬 보기 좋았을 텐데” “정말 오랜만에 현실적인 사랑이야기를 본거 같다. 결말이 아쉽긴 하지만” “결말 때문에 사랑이 더 무서워 졌다. 세상에는 남하진 같은 사람도 많다” “전연인 다시 만나본 사람은 안다. 같은 이유로 다시 헤어진다” “결국 드라마구나” 등 의견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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