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홍콩 행정장관이 시위대의 사퇴 요구는 거부한 대신 협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시위대는 대화 제의는 응하겠지만 행정장관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부청사를 포위했습니다.
이성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홍콩 시위대가 요구한 퇴임 마감 시한 직전인 어젯밤 렁춘잉 행정장관이 전격 기자회견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렁춘잉 / 홍콩 행정장관
- "저는 사퇴하지 않을 것입니다. 계속 개혁 작업에 나설 것이고 5백만 홍콩 시민이 보편적인 투표권을 얻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사퇴 거부를 발표하자 시위대는 밤새 렁 장관의 관저 주변을 포위하며 경찰과 대치했습니다.
인근에 있는 정부청사도 봉쇄하면서 공무원 출근을 저지했고 결국 오늘 하루 폐쇄됐습니다.
렁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는 뜻을 고수하며 시위는 이어가고 있지만 대화 제의에는 응하겠다는 것이 시위대의 입장.
▶ 인터뷰 : 산드라 충 / 시위 참가자
- "시간을 벌기 위한 정부의 꼼수라고 보고 있지만 대화 제의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봅니다."
일촉측발의 대립 상황에서 이제 협상 제의와 수용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한 셈이지만 합의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사설에서 중국 지도부는 친중국 후보 추천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후보만 2017년 행정장관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결정을 철회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대화 결과에 따라 정부기관 점거 등 민주화 시위는 다시 거세질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MBN뉴스 이성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