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양) 이상철 기자] 홍콩은 일찌감치 카드를 보여줬다. 김판곤 감독은 “수비에 치중하더라도 정정당당하게 싸우고 싶다”라고 밝혔다. 공언한대로 홍콩은 골문을 굳게 닫았다. 한국을 상대로 선택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예상된 그림이었다. 홍콩만 그렇지 않았다. 아시아경기대회마다 한국을 상대하던 대다수 팀이 그러했다. 밀집수비를 헤치고 뚫는 게 늘 일이었다. 이를 못 뚫었기에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모든 건 한국에 달렸다. 한국이 제한된 시간 안에 구멍에 맞는 열쇠를 꽂느냐가 관건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어려웠다. “한국을 최대한 괴롭히겠다”라던 김판곤 감독의 자신감대로 경기 양상을 흘러갔다.
↑ 한국은 2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남자축구 16강 홍콩전에서 3-0 승리를 거뒀지만 후반 14분 첫 골을 넣기 전까지 상당히 고전했다. 사진(고양)=한희재 기자 |
그렇다고 철벽은 아니었다. 문제는 김신욱(울산)과 윤일록(서울)이 부상으로, 이종호(전남)가 경고 누적으로 빠지면서 무뎌진 한국의 창이었다.
측면 크로스 공격으로 활로를 찾고자 했으나 정교함이 매우 떨어졌다. 전반 슈팅만 16개였지만 어느 하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밀집 수비를 벗겨내기 위한 과감한 중거리 슈팅이 필요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수많은 슈팅이 어이없이 빗나가면서 플레이가 위축됐다, 볼 소유시간이 많아 이리저리 두들기나 ‘노크’ 수준이었다. 전반 종료 직전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슈팅한 게 골키퍼 선방에 막힌 게 그나마 찬스였다.
홍콩의 수비에 고전하던 한국은 후반 14분이 되어서야 첫 골을 넣었다.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의 강력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한국의 이날 20번째 슈팅 만이었다. 어렵게 첫 골을 넣은 한국은 후반 31분 박주호(마인츠)의 대포알 중거리 슈팅과 후반 48분 김진수(호펜하임)가 추가골을 넣었다.
↑ 2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남자축구 16강에서 한국을 괴롭힌 홍콩의 김판곤 감독. 사진(고양)=한희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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