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천) 이상철 기자] 약속은 지켰다. 화끈한 공격축구로 시원했다. 실추된 명예도 회복했다. 한국축구는 아직 죽지 않았다.
5일 베네수엘라전은 의미가 컸다.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열리는 첫 A매치다. 기대가 컸던 브라질월드컵은 더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재미도 없고 희망도 없었다. 2개월이 채 지났다. 아직도 그 절망감은 생생히 기억되고 있다.
그렇게 돌아선 축구팬의 마음을 돌려야 했다. 베네수엘라전의 부제는 다시 뛰는 한국축구였다. 브라질월드컵에선 아쉬웠지만 가까이는 2015 아시안컵, 멀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을 향해 다시 힘차게 나가야 했다.
↑ 한국은 5일 베네수엘라전에서 화끈한 공격축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부천)=옥영화 기자 |
이동국(전북), 손흥민(레버쿠젠), 이청용(볼튼), 이명주(알 아인)이 쉴 새 없이 베네수엘라 수비를 흔들었다. 측면 수비수 차두리(서울)와 김민우(사간 도스)도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힘을 보탰다.
시원했다. 화끈했다. 전반 21분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실수로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오히려 강한 자극이 됐다. 신태용 코치의 주문대로 2선에서 손흥민, 이청용, 이명주가 활발하게 움직였다. 손흥민과 이명주의 몸놀림은 최고였다. 관중석에선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다.
골도 터졌다. 그림 같은 골이다. 전반 33분 이명주가 예리한 슈팅으로 시원하게 골네트를 흔들었다. 손흥민이 흔들고 이청용이 쇄도해 만들어낸 골이었다. 후반 7분과 후반 18분에는 돌아온 라이언킹 이동국이 역속골을 터뜨렸다. 센추리클럽 가입 자축골(100경기 32골)이다.
즐거웠다. 이렇게 열기가 뜨거웠던 적이 있을까. 이전 홈 A매치였던 튀니지전도 이렇지 않았다. 브라질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경기였지만 패했고
3-1 승리. 승패는 무의미했다. 내용이 더 중요했다. 그리고 시원스런 공격축구로 다시 눈길을 잡았다. 부천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운 관중(3만4456명·매진)은 만족감을 느끼면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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