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윤석민(28)이 올 겨울 프로야구를 흔드는 FA 태풍 대신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선택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산하 트리플 A팀인 노포크 타이즈에서 한 시즌을 보낸 윤석민은 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날 윤석민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서 메이저리그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윤석민의 에이전트사인 보라스 코퍼레이션의 관계자 역시 MK스포츠에 “지명할당이라는 표현은 잘못됐다. 정확히는 노포크로 신분이 이관된 상황이며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메이저리그에 대한 선수의 의지가 강하다. 국내 복귀는 절대 아니다”라며 현 시점에서의 국내복귀 가능성을 일축했다.
↑ 윤석민이 국내복귀 대신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택했다. 3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는 윤석민. 사진=김영구 기자 |
파란만장했던 한 해였다. 윤석민은 올해 2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3년간 575만 달러(약 61억원), 인센티브 포함 최대 1325만 달러(140억 5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계약 자체가 늦었던데다 비자 문제까지 겹쳐져 합류가 늦어지면서 스프링캠프 경쟁부터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다.
이후 마이너리그서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트리플A 23경기에 등판해 4승 8패 평균자책점 5.74의 성적으로 부진했다. 쓰린 1년차 미국 도전의 기억. 그럼에도 3일 조용히 귀국한 윤석민의 표정은 담담하면서도 여유가 있었다. 이미 마음의 선택이 끝났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윤석민은 내년 일단 마이너리거의 신분으로 스프링캠프 경쟁부터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민의 이런 선택은 앞서 맺은 계약의 핵심인 ‘마이너 옵션 거부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윤석민은 볼티모어와 2016년까지 계약했고, 2015년부터 2년 동안 마이너리그 거부권 옵션을 갖고 있다. 만약 윤석민이 내년 시즌 스프링캠프서 경쟁력을 보여준다는 가정하에, 이후 볼티모어가 그를 활용하려면 개막전부터 무조건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반대로 윤석민이 경쟁에서 우위를 보여주지 못하거나 볼티모어의 개막 구상에서 제외된다면 둘 간의 인연이 끝날 가능성도 크다. 이후 볼티모어와의 계약에 변동이 생기고 나서 윤석민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만 다시 국내 복귀 혹은, 타 구단과의 계약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현재 윤석민과 볼티모어의 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
윤석민의 거취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던 국내 프로구단은 김칫국만 마시고 말았다. 미국 1년차 시즌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윤석민이지만 한국에서의 온도는 분명 다르다. 한 관계자는 “윤석민이 복귀한다면 당장 올 겨울 다수의 구단들이 군침을 흘릴 것”이라며 “10구단 KT까지 1군에 가세하고 복수의 구단들이 감독 계약 만료 등으로 판을 새롭게 꾸릴 가능성이 높아 윤석민을 잡으려는 움직임이 태풍으로 번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예상했다.
↑ 사진=김영구 기자 |
올해 초 윤석민의 계약이 지연됐을 당시에도 그의 시장가치가 FA 최대어였던 강민호(75억원)이상이라는 것이 정설이었다. 특히 뚜렷한 수요가 있었기에 경쟁이 붙으면 최대 계약 규모 100억원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세간의 전망들도 거의 정설로 여겨졌다.
만약 윤석민이 올해 시장에 나오는
그럼에도 결국 도전을 택한 선수의 의지가 우선이었다. 쉽지 않을 길이다. 그럼에도 윤석민은 올 겨울 FA의 태풍으로 떠오르는 대신에 메이저리그를 향한 도전을 이어가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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