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예고한대로 3일 하루 총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당초 우려와는 달리 전국 대부분의 은행들이정상 영업 중이다. 실제 기자가 서울 시내 KB국민은행·신한·NH농협은행 등을 방문, 이들 영업점 가운데 문 닫은 곳은 없고, 고객들은 평소처럼 예금과 대출, 펀드 관련 서비스를 불편없이 받고 있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당초 금융 총파업으로 바짝 긴장했지만 참가자가 예상보다 적고, 총파업이 미리 예고된 터라 고객들이 이날 창구 방문을 자제,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총파업을 하는 3일에는 창구 대신 자동인출기와 인터넷뱅킹을 적극 활용해 달라"는 당부를 한 바 있다.
금융노조의 총파업은 지난 2000년 정부 주도의 인위적 합병에 반대하며 총파업 투쟁을 벌인지 14년 만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등 금융사의 파업 참가율은 금융노조의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
각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은 당초'100% 파업 참여'를 예상했으나 이날 실제 파업에 참여한 직원은 1000명정도였다. 전체의 7% 수준이다.
하나·신한·씨티은행 등도 대개 노조 간부들만 파업에 참여했다. 농협은행도 수도권 지역 분회는 1~2명씩, 지방은 시·도당 10명씩 모두 700명정도 파업에 참여했지만 전국 각 지점은 정상 영업을 하고 있다.
현재 극심한 노사갈등를 겪고 있는 국민은행은 이날 파업에 대비해 종합상황본부를 가동시켰으나 현재까지 모든 점포가 정상 영업중이다.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에 반발하는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총파업과 별개로 임시 조합원 총회를 열어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정부의 공기업 복지혜택 축소에 강력히 반발하는 IBK기업은행 등 일부 국책은행은 파업 참가율이 높아 업무에 다소 지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연간 100만원에 달하는 복지혜택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줄이는데 대한 반발로 3000명 넘는 직원이 오늘 파업에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는 기업은행 전체 1만 2000명 가운데 4분의 1 이상이 이날 파업에 참여한 것이다.
한편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총파업 집회에서 "관치금융 철폐와 금융공기업에 대한 무차별적인복지축소 중단 등 금융노동자 옥죄기 중단을 수차례에 걸쳐 요구했으나 정부와 사측은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구사항과 현안이 해결되지 않을
금융노조는 ▲관치금융 철폐 및 낙하산 인사 저지 ▲금융산업 재편 등 구조조정 분쇄 ▲정부의 노사관계 개입 분쇄 및 복지축소 저지 ▲고용안정 및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