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신민아씨는 수식어를 붙이자면 '웃기는 여신'이었죠."(조정석) "조정석씨와 호흡이 좋았어요. 개그코드도 잘 맞았죠."(신민아)
조정석은 1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제작보고회에서 "신민아씨는 여신"이라며 "여신과 결혼하는 것 자체가 내 마음이 뒤숭숭할 정도로 난리였다"고 즐거워했다. 그는 "신민아씨가 여신이긴 하지만 촬영할 때 느낀 건 재미있다는 것이었다"며 "민아씨가 촬영 상황이 좋으면 그 영화 속 캐릭터를 따라간다더라. 유쾌하게 촬영할 수 있었던 건 나를 재미있게 생각해준 것 같다"고 연신 좋아했다.
조정석이 맡은 영민은 시인을 꿈꾸지만 현실은 9급 공무원인 보통 남자로, 결혼 후 환상에서 깨어나 현실을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의 모든 남편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신민아는 남들의 눈엔 여전히 아름답지만 영민에게는 나만의 여신에서 점점 평범해져 가는 아내 미영으로 나온다. 애교 넘치고 사랑스럽다가도 때론 잔소리를 퍼붓는 현실적인 아내의 모습을 소화해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미혼 배우 두 명이 결혼에 대한 현실감을 표현하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조정석은 "결혼을 안 해 모르는 것들이 많은데 친구들이 대부분 기혼자"라며 "친구들의 넋두리를 들을 때가 많은데, '아, 그런 상황에서는 이랬구나'라고 짐작하며 연기했다"고 전했다. 신민아는 "주변에 결혼하신 분들이나 부모님들을 보면 오랜 결혼 생활 끝에 남녀사이가 아닌 동성같이 지낸다. 주위에서 많이 보고 들은 걸 상상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조정석과 신민아는 실제 결혼할 상대로 서로를 어떻게 생각할까.
"제 의사는 안 물어보셔도 될 것 같아요. 정말 좋으니까요. 민아씨 의사가 중요한 거죠. 민아씨라는 배우는 알고 있었지만 신민아라는 사람은 촬영하면서 알게 됐는데 더 호감형이 됐습니다."(조정석)
"전 친구나 남편이나 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같이 웃을 수 있으면 좋겠거든요. 조정석씨가 남편이라면 유쾌하고 친절하며 많이 도와줄 것 같아요. 저도 정석씨가 남편이라면 좋을 것 같아요."(신민아)
그러면서 신민아는 "거창한 프러포즈는 소름 끼칠 것 같다"고 밝혀 웃음을 줬다. 그는 "소박하고 진심이 담겨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조정석은 결혼에 대해 "환상"이라고 하면서도 "(아내가) 출근 배웅을 해주면 남다를 것 같다"고 짐작했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1990년 이명세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박중훈과 고(故) 최진실이 출연한 동명의 작품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조정석은 "시대적 배경이 바뀌고 내용도 달라졌다"며 "새로운 영민의 모습, 새로운 이 시대 현실에 맞는 남편 영민이 드러나지 않을까 했다. 부담감보다는 '열심히 잘해야겠다. 잘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신민아는 "최진실 선배의 사랑스러운 모습 등을 잘 표현할까라는 부담감이 있긴 했다. 하지만 부담감보다 새로운 영화, 새로운 미영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며 "한편으로는 이 영화 통해 선배들이 기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임찬상 감독은 "과거 영화와 많이 바뀌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요즘은 결혼관이나 사랑관이 바뀌었으니 그 부분에 집중했다"며 "결혼은 중요한 일인데 부부가 부딪히면서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사랑은 어떻게 하는지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는 라미란, 배성우, 윤정희, 고규필 등도 출연한다. 10월 개봉 예정.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