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인턴기자] 다양성 영화가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는 일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게 됐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3일 개봉한 다양성 영화 ‘비긴 어게인’은 26일 기준, 41만6667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3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상반기만해도 ‘한공주’,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 ‘그녀’, ‘프란시스 하’ 등이 박스오피스 10위권에 안착했다. 이처럼 다양성 영화는 흥행에도 성공을 보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양성 영화는 2007년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시네마워크 사업계획안’에 처음 언급된 용어로, 지금은 독립영화, 예술영화, 다큐멘터리영화 등을 총칭하는 말로 쓰인다. 현재는 배급사나 제작사의 신청을 통해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심사를 거쳐 결정하는 방법으로 다양성 영화가 지정되고 있다. 이렇게 다양성 영화로 지정되면, 무비꼴라쥬, 미니씨어터 아트나인, 씨네큐브, G-시네마 등의 다양성 영화상영관 등에서 상영된다.
↑ 사진 제공=판씨네마 |
또, 다양성 영화관들이 자체적으로 벌이는 이벤트나 재상영 등이 하나의 마케팅으로 작용해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씨네큐브는 8월 한 달간 일주&선화갤러리의 ‘블루&D창조’ 전시와 함께 영화 ‘블루 재스민’과 ‘그랑블루 리마스터링감독판’을 상영하는 ‘무비갤러리 블루’ 이벤트를 연다. 무비꼴라쥬는 일정한 콘셉트에 맞는 영화 후보들을 관객들이 직접 선정해서 꾸리는 기획전인 T.O.D, 영화 인사들의 강연과 함께 영화를 감상하는 톡프로그램, 스페셜 기획전 등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영화관들은 이런 다양한 기획전과 재상영 소식을 관객들에게 홍보해, 대규모 자본이 투자된 대형 영화에 비해 마케팅이 소규모로 진행되는 다양성 영화들은 자연스레 더 폭넓은 홍보 효과를 누리게 됐다. 관객들 또한 이런 재밌는 이벤트들과 프로그램을 통해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는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다양성 영화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
스크린을 독점하는 대형 영화들 사이에서 다양성 영화라는 이름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한 것도 다양성 영화의 선전에 한몫했다. 최근,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있었던 영화 ‘명량’의 경우 스크린 수가 702개에 육박한다. 관객들은 온통 ‘명량’으로 도배된 예매시간표를 보면서 영화의 선택권이 없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다양성 영화관에는 스크린 독과점의 마수가 뻗치지 못하는 영역이다. 그렇다보니 대형 영화들을 피해 애초부터 다양성 영화관으로 향하는 관객들도 적지 않다. 스크린쿼터제부터 시작해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한 다양성 영화 관계자들의 노력이 이제 빛을 발한다는 분석이다.
↑ 사진 제공=무비꼴라쥬 |
유지혜 인턴기자 yjh0304@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