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브라질 상파울루) 이상철 기자] 하루가 지났지만 충격은 가시지 않았다. 홍명보호를 둘러싼 분위기는 여전히 ‘암울’했다. 막내 손흥민(레버쿠젠)은 “하루 만에 분위기 반전되기란 어렵다”라고 전했다.
5일 전 러시아전을 마치고 베이스캠프인 포스 두 이구아수로 돌아온 뒤 가졌던 첫 회복 훈련과는 대조적이었다. 그때만 해도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다. 몇몇 선수가 밝은 분위기를 유도하려 했지만 확산되지는 않았다.
그 가운데 홍명보 감독이 ‘분위기메이커’를 자청하며 태극전사의 ‘기 살리기’에 나섰다. 월드컵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분위기를 추슬러 오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벨기에와 조별리그 3차전을 준비해야 한다.
↑ 후회 없는 월드컵을 하고 싶다던 홍명보 감독. 마지막 1번의 기회를 잘 살릴 수 있을까. 사진(브라질 이구아수)=김영구 기자 |
그렇지만 이번 벨기에전만은 홍명보 감독이 그토록 강조했던 ‘하나의 주문사항’ 정도는 믿고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 홍명보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여러 차례 같은 발언을 했다. “월드컵을 마친 뒤 항상 후회가 남았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후회 없이 마치고 싶다.” 모든 걸 쏟아내자는 이야기였다.
어쩌면, 아니 확률적으로 계산하면 한국의 월드컵은 이제 3일 밖에 남지 않았다. 포스 두 이구아수에서 마무리 훈련(25일)을 하고 상파울루로 넘어와 공식 훈련 및 기자회견(26일)을 마친 후 벨기에와 맞대결(27일)을 벌인다.
지금까지 행보는 ‘후회막심’이다. 러시아를 상대로 목표한 승점 1점을 획득했으나 알제리에게 충격적인 대패를 했다. 잘 한 선수가 딱히 없을 정도로 모두 다 ‘최악’이었다. 축구화를 신은 후 뛰었던 수많은 경기 가운데 이렇게 민망한 적이 없었을 터다. 치욕이었고 굴욕이었다. 이대로 돌아가면 상처와 함께 후회는 더욱 커질 것이다.
그렇게 다들 속으로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홍명보 감독의 발언대로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벨기에전을 불사르겠다는 것이다.
맏형 곽태휘(알 힐랄)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라며 후배들을 일깨웠고, 이청용(볼튼), 구자철(마인츠), 이근호(상주) 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며 실낱같은 희망을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의 발언은 그런 태극전사의 심경을 대변했다. 한국영은 “이대로 돌아가면 정말 후회할 것 같다.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다. 0.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도전을 해야 한다. 축구인생 마지막 경기라 해도 상관없다. 기어서 나온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적어도 준비한 건 다 보여줘야 한다. 냉정히 말해 조별리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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