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화려한 외모에 강렬한 빨간 원피스까지 입고 등장한 윤소희의 모습은 세련된 도회적인 이미지를 연상케 했다. 하지만 사진 촬영을 마치고 단숨에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타난 윤소희는 귀여운 옆집 동생 같은 해맑은 매력을 뽐냈다.
이러한 상반된 매력 덕분일까. 2013년 KBS2 드라마 ‘칼과 꽃’으로 데뷔를 한 윤소희는 데뷔 1년 만에 tvN ‘식샤를 합시다’(이하 ‘식샤’)JTBC ‘달래 된 장국:12년만의 재회’(이하 ‘달래 된 장국’)에 이어 KBS2 ‘빅맨’에 출연중이며 오는 6월 방송되는 tvN ‘연애 보다 결혼 ’에까지 연달아 캐스팅되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감정 연기 많았던 ‘달래 된 장국’…부담 많았다” ◇
윤소희의 얼굴을 제대로 알렸던 작품은 ‘식샤’였다. 거침없는 먹방(먹는 방송)으로 털털한 매력을 과시하는가 하면 입에 담기도 힘든 ‘짱짱맨’ ‘두준두준’이라는 말까지 능청스럽게 해내는 애교 만점 모습을 선보였다. 윤소희는 작품에서 자신을 쏙 빼닮은 여대생 진이로 분해 상큼 발랄한 매력으로 브라운관을 수놓았다.
‘식샤’를 마친 후엔 바로 ‘달래 된 장국’ 촬영에 돌입했고 ‘빅맨’에도 합류했다. 세 작품을 연달아 할 수 있는 것이 신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행보였다. 이에 윤소희는 “쉬지 않고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빅맨’에서의 비중이 크지 않아서 ‘달래 된 장국’과 함께 들어가는데 어렵지는 않았다. 이것저것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달래 된 장국’ 속 캐릭터는 밝고 해맑은 ‘식샤를 합시다’, ‘빅맨’ 속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달래 된 장국’에서 주인공 장국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게 된 윤소희는 10대의 풋풋한 로맨스부터 임신과 유산 연기까지 소화해야 했다.
“’식샤’ 속 캐릭터는 정말 저랑 닮았다. 근데 ‘달래 된 장국’는 정극에 가깝고 감정 연기가 많아서 부담이 많이 갔다. 그럴 때마다 함께 출연하시는 배종옥 선배님이 잘 알려주셨다. ‘식샤’ 때는 촬영장 분위기를 배우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이 시점에서 ‘달래 된 장국’을 하게 된 게 정말 다행이다.”
윤소희는 ‘달래 된 장국’에서 이원근과 풋풋한 10대 커플로 변신했다. 실제로 10대 때 경험한 연애가 연기를 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하지만 임신과 유산은 경험하지 않고도 연기로 표현해야 했다.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없었다. 대본을 받고 처음엔 멘붕(멘탈 붕괴)였다.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라서 촬영 전에 책도 찾아보고 비슷한 영화도 찾아봤지만 상황이 완전히 다르더라. 그 때 배종옥 선배님이 조언을 해주셨다. 부담을 갖지 말고 진짜 배에 아기가 있다고 생각하고 느끼라고 하시더라. 말도 안 되는 것 같겠지만 진짜 내 애라고 생각을 하고 집중하려고 했더니 마음일 편해졌다.”
“배종옥 선배님은 TV에서 봤을 때 차가운 이미지였는데 실제로 보면 포스는 있지만 따뜻하신 분이다. 촬영을 들어가기 전에 따로 부르신다. 어떻게 연기를 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캐릭터에 몰입하고 애정을 가질 수 있게 얘기를 해주신다. 또 제가 지금 시기에 하고 있는 고민들을 미리 알고 본인의 경험담을 얘기해주시는데 신인인 저에겐 굉장한 위안이 됐다.”
◇ “카이스트 출신? 장점이자 단점” ◇
화려하고 세련된 외모지만 풋풋한 매력을 지닌 윤소희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해 카이스트에 입학한 수재다. 이공계 학생에서 연예계라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든 덕분에 데뷔 때부터 카이스트 출신으로 주목을 받았다.
“중학교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고 고등학교 땐 제가 직접 찾아보고 부모님한테 하고 싶다고 말을 했었다. 근데 대학가고 나면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대학교에 들어갔고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 때도 반대를 하셨다. 말로는 설득이 안돼서 행동으로 보여줬다. 학교가 대전에 있었는데 서울에 있는 소속사를 왔다 갔다 했다. 그 생활을 10개월 정도 했는데 그 모습을 보시곤 허락을 하셨다.”
연기자라는 꿈을 일찍 꿨지만 이를 가슴에 품은 채 뒤늦게 펼치게 된 윤소희는 연기에 대한 열망은 높았지만 자신감은 결여된 상태였다. 학교에 대한 선입견도 걱정이 됐다.
“연기를 처음 배우고 저한텐 전혀 접해보지 못한 분야였기 때문에 만나는 사람들부터 달랐다. 그런 사회생활의 어려움이 있었다. 여기에 연기에 대한 자신감도 없어서 힘들었다. 미팅을 할 때도 긴장하고 기죽어서 있곤 했는데 생각이 많을 때였다. 학교에 대해 안 좋게 보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근데 어느 순간 사라졌다. 경험이 없고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 됐다.”
“이 꼬리표가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제 학교에 대해 언급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고민하지 않는다. 연기를 잘 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학교가 장점이 부각될 것이다. 묵묵히 제 위치에서 경력을 쌓아 나간다면 해결될 문제다.”
◇ “동갑인 유승호와 상대역 해보고 싶다” ◇
본인은 늦었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갓 22살이다. 최근 브라운관 속 20대 초반의 여배우들의 기근 현상을 보이고 있고 이들일 해낼 캐릭터도 한정적이다. 이 가운데 윤소희는 20대의 통통 튀는 매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매력 포인트를 꼽아달라고 하자 윤소희는 쑥스러워하면서도 본인 어필을 당당히 해냈다.
“미팅을 갔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20대의 에너지가 많이 보인다고 하시더라. 솔직하고 밝은 모습에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또 분장을 할 때마다 얼굴이 다른 것 같다. 촌스럽게 분장을 해놓으면 완전 촌스럽다. 제가 연기만 잘 한다면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고 싶은 역할도, 장르도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드라마를 보면서도 해보고 싶고 마음에 드는 캐릭터만 발견한다. 그래도 집요하게 멜로 연기를 해보고 싶은 상대를 묻자 같은 1993년생인 유승호와 ‘빅맨’에 함께 출연 중인 강지환을 꼽았다.
“유승호 씨는 저랑 나이는 동갑인데 경력은 엄청나다. 그 분이 출연한 ‘집으로’를 보면서 자랐고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을 때 ‘나중에 잘되면 이 사람과 연기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강지환 선배님은 원래 좋아했다. 실제로도 정말 유쾌하시고 재미있지만 연기를 할 땐 진지하게 돌변하신다. 현장에서 막내이다 보니 잘 이끌어 주시고 챙겨주신다.”
윤소희는 촬영 대기 시간에도 대본만 보고 본인이 연기한 게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나오면 화가 난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연기에 대한 욕심이 남달랐다. 공부를 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목표의식이다. 수재라는 타이틀도 승부욕이 없었다면 얻지 못하는 결과다. 이젠 윤소희는 공부가 아닌 좋은 연기자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 승부욕이
“경력이 쌓이면 다른 욕심이 생기겠지만 지금은 주어진 작품과 캐릭터로 ‘잘하네’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연기를 정말 잘 한다면 그 배우의 작품을 찾아보지 다른 것을 찾아보지 않을 것이다. 제 출신 학교가 아예 생각도 안 나게 연기를 정말 잘 하고 싶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