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양주 5병 '뇌물'..식사는 '사교'"

공무원이 오락실을 운영하는 업자로 부터 고급 양주를 선물로 받았다면 이건 뇌물일까요, 아닐까요?
대법원은 대가성 있는 고급 양주를 받았다면 뇌물로 봐야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보도에 김지만 기자입니다.


오락실 업자로 부터 지난 2003년 봄 식사 접대와 고급양주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 모씨.

김씨는 오락실 단속 담당 계장으로 근무하며, 평소 알고지내던 오락실 업자로부터 "영업정지 기간에도 영업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4만 5천원 상당의 식사를 대접 받았습니다.

얼마 뒤 김씨는 식사를 접대했던 오락실 업자에게 양주 2병을 보내줄 것을 요구했고, 한달 뒤에는 21년산 위스키 3병을 건네받았지만 결국 기소되고 말았습니다.

김씨는 어릴때 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인 만큼 의례적인 식사와 선물을 받은 것이라고 재판부에 항변했지만, 대법원 1부는 고급 양주를 선물받은 부분은 유죄를 인정하고 식사를 대접받은 부분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은 김씨가 고급양주를 먼저 요구했고, 단속 부서에서 다른 부서로 옮겼지만 옛 부하직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점 등을 볼 때 양주선물은 뇌물로 봐야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식사를 접대 받을 수는 있지만, 공무원이 업자로 부터 대가성 있는 양주 선물을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유입니다

이번 판결은 의례성있는 접대와 대가성 있는 있는 접대는 엄연하게 구분돼야 한다는 사법부의 의지로 해석됩니다.

mbn뉴스 김지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