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부담이 컸던 경기였다. 뮌헨은 경기 시작 20분 만에 2골을 내줬고,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레알 마드리드는 뮌헨을 상대로 원정에서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뮌헨은 30일 새벽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레알과의 2013-1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라모스와 호날두에게 멀티골을 내줘 0-4(합계 0-5 패) 완패를 당했다.
전반 레알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터진 라모스의 헤딩 멀티골로 승리를 가져왔다. 레알은 선수비 후역습 전략으로 전반 3개의 유효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했다. 반면 골이 필요했던 뮌헨은 경기 초반 점유율(60%)에서만 앞섰을 뿐, 제대로 된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다. 위력적인 슈팅도 없었다. 전반 뮌헨의 유효슈팅은 1개였다.
↑ 단테(사진 오른쪽)는 이날 중앙 수비라인으로 선발 출전했지만, 불안한 경기력을 노출했다. 레알은 세트피스 2골로 전반 일찍이 승리를 결정지었다. 사진제공=TOPIC /Splash News |
레알은 전반 16분 코너킥 상황에서 선제골을 넣었다. 모드리치의 오른쪽 크로스를 라모스가 뒤쪽에서 달려들면서 강력한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순간적으로 달려드는 라모스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던 뮌헨이다.
계획에 없던 선제골을 허용하자, 뮌헨은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반 18분 단테가 역습상황에서 호날두의 발등을 찍어 경고를 받았다. 뮌헨은 심리전에서도 밀렸다. 급기야 추가골까지 내줘 승부가 20분 만에 끝나버렸다. 2번째 골 역시 보아텡과 단테의 중앙 수비라인이 호날두 공격에만 신경을 쓰다 또 다시 뒤쪽에서 라모스에게 헤딩 추가골을 내줬다.
기세가 오른 레알은 호날두가 쐐기골까지 넣으며 전반을 3-0으로 마쳤다. 역습에서 벤제마-베일-호날두로 이어지는 패스는 빠르고 간결했다. 호날두는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골 신기록인 15번째 골을 넣었다.
후반 들어서도 뮌헨의 공격은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오히려 레알은 적절한 공격으로 갈 길 바쁜 뮌헨의 숨통을 조여왔다. 이미 기세가 꺾인 뮌헨은 후반 괴체와 피사로를 투입하며 만회골을 노렸지만, 레알의 조직적인 수비에 번번이 막혔다. 후반 레알은 맹활약한 라모스와 벤제마 대신 바란과 이스코를 투입하며 승리를 굳혔다. 호날두는 경기종료 1분 전, 낮게 깔아차는 재치있는 프리킥 골(16호 골)로 뮌헨에게 굴욕을 선사했다. 경기는 4-0 레알의 완승으로 끝났다. 레알은 2002년 결승전 진출 이후,
올 시즌 공수 모두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일찍이 리그 우승을 이룩한 뮌헨이었지만, 이날 레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트레블을 노인 뮌헨의 계획은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뮌헨에게 남은 컵대회 우승은 이제 포칼컵(5월 18일 오전 3시 vs도르트문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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